진영승 합참의장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군이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일대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2028년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서는 감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공중자산을 집중 운용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로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 차원에서 검토돼 온 MDL 인근 비행금지구역 설정 대신 공중 감시 강화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8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현재 (북한의) 불모지 조성은 대부분 완료돼 일부를 전술도로화하고 있으며 불모지를 연해 철책·지뢰매설 등 장애물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합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부국경 요새화'를 강조하면서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MDL 이북에서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이어 왔다. 2024년에는 4~12월, 2025년에는 3~11월에 작업하는 등 땅이 어는 겨울철을 피해 해마다 9개월가량 공사했다. 올해도 3월부터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요새화 작업에는 지뢰 매설과 철책 설치, 대전차 방벽 건설 등이 포함된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그어진 남북 군사 경계선이다.

지난달 21일 지뢰 사고도 이 요새화 작업에서 비롯됐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현장조사에 앞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북한군이 MDL 이남에 묻은 지뢰가 터져 장병 2명이 중상을, 1명이 경상을 입었다. 합참은 후속 대책으로 전방 경계부대의 감시장비를 보강해 지상 감시율을 높이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등 공중자산을 집중 운용해 감시 사각지대를 줄이기로 했다.

공중 감시 강화 방침은 정부가 검토해 온 비행금지구역 복원 계획과 부딪힐 수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민간인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 재발 방지 대책으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9·19 군사합의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행금지구역이 복원되면 MDL을 기준으로 고정익 항공기는 동부 40㎞·서부 20㎞, 무인기는 동부 15㎞·서부 10㎞ 안에서 비행할 수 없다. 북한군 지뢰가 MDL 이남에서 실제 장병 피해로 이어진 만큼 비행금지구역 복원 논의는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번 지뢰 사고를 두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 정권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지난 5일 유엔사와의 합동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로 장병이 다쳤다고 결론 내리고 북한에 사과와 지뢰 즉시 제거를 촉구했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지뢰 사고의 고의성을 묻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아직은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