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떡볶이를 먹고 편의점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소비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전통시장이 젊은 층이 찾는 쇼핑·관광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인근 편의점이 수혜를 보고 있다. 시장 안에서 끝나던 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확산하면서 편의점까지 소비 동선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가 집계한 동묘·망원·광장·남대문시장 인근 점포의 올해 9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 13%, 21%, 15% 증가했다. 조사 대상 점포 수와 집계 방식은 업체별로 다르지만 편의점 4사 모두 시장 인근 점포의 매출 증가를 확인했다.
매출 증가 품목은 다양했다. GS25는 동묘·망원·광장·남대문시장 인근 50여개 점포에서 초콜릿 매출이 85% 늘었다. CU는 시장 인근 10여곳 점포의 떡 매출이 294%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세븐일레븐은 동묘시장 주변 점포의 패션용품 매출이 200% 늘었고, 이마트24는 디저트와 컵얼음, 스포츠·에너지음료 판매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유동인구 증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통시장이 생필품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먹거리와 관광, 체험을 즐기는 목적형 상권으로 진화하면서 소비 동선 자체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방문객이 먹거리와 쇼핑을 즐긴 뒤 편의점에서 음료·디저트·생활용품 등을 추가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시장 방문객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통시장 방문객 가운데 20대 이하가 1595만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30대(17%), 40대(17%), 50대(15%)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SNS에서 화제를 모은 먹거리와 빈티지 매장, 이색 상점들이 젊은 소비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편의점이 음료와 간식,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트렌드 상품과 디저트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시장 방문객 수요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은 전통시장과 편의점을 별개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 뒤 편의점에서 디저트나 음료를 구매하거나 사진 촬영용 소품과 생활용품을 추가로 구입하는 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방문 자체가 하나의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 범위는 주변 상권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통시장이 지역 상권의 집객 시설 역할을 하면서 주변 유통채널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젊은 소비자는 시장 음식과 편의점 디저트, 음료를 하나의 소비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체험형 소비가 주목받으면서 전통시장이 지역 관광자원 역할까지 하고 있어서다. 전통시장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집객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변 편의점이 관련 수요를 흡수하는 상권 연계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관광·먹거리·쇼핑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유동 인구 증가 효과가 주변 편의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장 방문객이 이동 과정에서 음료와 간식, 간편식을 구매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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