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에서 성장 궤도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이 인도·중동·중남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 환경에 맞춰 브랜드를 선별 투입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해외 성장축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인도법인은 최근 프리미엄 사업부를 신설했다. 라네즈·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유통과 마케팅 전략을 통합 관리하고, 인도 소비자 특성에 맞춘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도는 아모레퍼시픽이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시장이다. 2013년 이니스프리를 통해 진출한 이후 라네즈·설화수 등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로 사업을 넓혀왔다. 지난 8월에는 마몽드가 현지 최대 뷰티 플랫폼인 나이카에 독점 입점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인도의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인도법인 매출은 2022년 87억원에서 지난해 265억원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와 유럽 등 기존 해외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5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다. 라네즈·코스알엑스에 이어 에스트라·이니스프리까지 성장에 가세하면서 미주 매출은 56.5% 늘어난 2104억원을 기록했다.
중동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2~3년간 다양한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동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전통 의복 문화의 변화로 뷰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에서는 시장별 특성에 맞춰 브랜드를 달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미쟝센·려를 앞세워 헤어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남미 스킨케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스킨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를 중심으로 라네즈의 판매망을 넓히는 한편, 칠레·콜롬비아에 이어 지난해 브라질·페루까지 진출했다.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해 추가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에서 검증한 멀티브랜드 전략을 신흥시장 공략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만큼 시장별 소비 특성과 유통 환경에 맞춰 진출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진출 시장을 넓혀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성과가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경쟁력에서 나온 만큼 인도·중동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1조136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174억원으로 27.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등 주력 시장에서 확보한 성장세를 인도와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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