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관광객은 짧은 일정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모처럼 매장을 찾았는데 휴무일이면 다시 방문하기 어렵죠."
올해 외국인 관광객 특수로 백화점 3사가 일제히 외국인 매출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형마트 사정과 아쉬운 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대형마트는 한국의 라면과 과자, 화장품, 생활용품을 한자리에서 살 수 있는 쇼핑 명소가 됐다. 관광특구에 있는 점포는 한 달에 두 번은 문을 닫아야 한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특구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행 일정이 정해진 관광객에게 문 닫힌 매장은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쇼핑할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도심 상권 대형마트에서는 휴무일에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고 연간 2000만명 돌파가 눈앞이다. 면세점과 백화점, 로드숍, 대형마트까지 외국인 고객의 존재감이 커졌다.
다만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을 다 합쳐도 일본의 도시 하나를 못 이긴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도쿄 방문객 2865만명보다 적었다. 한국은 '입국자' 수, 도쿄는 '방문객' 수를 집계해 통계 기준이 다르지만 격차는 크다. 뒤집어 보면 한국 관광산업이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관광객 수 증가에 만족하기보다 소비를 늘릴 환경을 갖추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수는 위축되는데 K푸드와 K뷰티를 찾는 외국인은 제 발로 들어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수준이 아니라 모터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다. 한국 유통업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다. 내수가 꺾이는 길목에서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만큼 이미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어렵게 유치한 손님이 닫힌 매장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현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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