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양사 노동조합은 각자 고공농성과 파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동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 조선업 호황으로 수주 물량이 쌓인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선박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19~20일 간부 파업을 거쳐 21일부터 전 조합원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재교섭에 진전이 없자 파업 수위를 조기에 높였다. 노조는 오는 23일까지 부분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파업은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재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오다 9월30일 첫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격려금 200% 및 1100만원 지급 등이 담겼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노사는 최근 두 차례 재교섭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미포와의 통합에 따른 임금·복지제도 일원화도 주요 쟁점이다. 김동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요구안 관철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원활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해왔다"며 "본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섭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역시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원·하청 노조의 고공농성과 부분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부터 거제사업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노조도 지난달 30일부터 원청과의 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양사 노조의 공동 대응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와 한화오션지회는 오는 23일 서울에서 고공농성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성과 배분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연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개별 사업장의 노사 갈등이 연대투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대형 조선소의 동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선박 납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 9월 노조 파업으로 선박 건조의 핵심 설비인 골리앗 크레인 4대가 모두 멈춰서는 등 생산 차질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선박 납기가 지연될 경우 조선사의 신뢰도가 떨어져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연내 노사 간 조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 차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교섭이 먼저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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