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천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잇달아 확보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하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엔비디아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지기판 공급을 위한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삼성전기 세종·부산 사업장에 전용 생산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공동 투자하고, 삼성전기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AI 반도체용 기판을 다년간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 품목은 AI 연산 칩셋용 기판과 데이터센터 내 초고속 연결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스위치용 기판 등이다. 삼성전기는 엔비디아향 공급 물량이 올해를 기점으로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고객사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반도체가 고성능화·대형화하면서 기판에도 미세회로 구현과 휨 제어 등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글로벌 선두 기업과의 장기 공급 체계를 구축해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어서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면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중장기 사업 계획의 가시성도 높일 수 있다.
장기공급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6일 약 2900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9일에는 약 3605억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기판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대형기업과의 계약으로 알려지면서 외연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세종사업장과 베트남 생산법인에 총 6조7800억원을 투자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을 실제 매출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AI 서버용 MLCC와 FC-BGA가 실적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MLCC는 전자기기에서 전압과 전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부품이며, FC-BGA는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의 고성능화로 두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판가 인상 효과가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만간 발표될 3분기 실적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3조8282억원, 영업이익 64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2.51%, 147.96% 급증한 규모다. 일각에선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삼성전기 실적은 이전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사업부와 컴포넌트 사업부의 실적이 제품믹스 및 단가 인상을 통해 외형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투자를 통한 생산 능력 개선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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