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국민과 신속하고 투명하게 소통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재차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구글 AI(인공지능) 제미나이의 답변으로 반박한 것이 발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소청장·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는 답변을 소개했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이 20일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뒤 수사 독립성 훼손 비판이 나오자 반박한 것이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나 홀로 정신승리에 빠져 있다"며 "SNS가 목숨줄이라더니 이제 AI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도 이 대통령 재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미나이에게 물었더니 "당연히 재판을 재개해야 한단다"며 "지금 국민이 원하는 답은 딱 하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라고 역설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제미나이와 나눈 약 3분 분량의 음성 문답을 공개했다.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미나이는 "수사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취재진과 식사를 하고 있다./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제미나이한테 물어봐서 통치할 거면 그냥 대통령을 제미나이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며 "사법리스크도 없어, 전과도 없어, 욕도 안 해, 근저당도 안 잡아 모든 게 상위호환"이라고 적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AI 답변을 국민에게 들이밀며 반대 의견을 몰아붙이는 것은 철부지들이나 하는 논쟁 방식"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 대통령)계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소통의 수단을 넓혀가는 건 찬성"이라면서도 "정책의 결과 속에서 국민과 공감해 나가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미나이 인용은 "새로운 것에 대해 적용하면서 일례로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도 제미나이 등을 활용하는데 반드시 그 결과가 맞진 않았다"고 감쌌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일반 국민을 타기팅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정치적으로 쟁점화할 이슈가 많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SNS의 가벼운 속성이 있는 만큼 정제된 언어와 판단을 가지고 하는 게 국정 운영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