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장기화로 병력 부족에 시달리자 취약계층 남성 강제 징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10월3일(현지시각)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정치운동 단체가 주최한 전달식에 참석한 모습./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장기화로 병력이 부족해지자 취약계층 남성까지도 강제 징집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2022년 대규모 동원령에 자국민들이 대거 탈출하자 러시아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병력을 모집했다. 하지만 전쟁이 5년째 이어지면서 러시아 병력 모집 방식이 변하고 있다.



러시아 서부 한 도시 국영 방산업체에 근무하던 50대 후반 남성은 지난 7월 사복 차림 남성에 붙잡혀 차량에 태워졌다. 이 남성은 혈관 질환과 알코올 의존 문제가 있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사복 차림 남성들은 해당 남성에 서류를 내밀고 방문 사실을 확인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제보자는 나중에 해당 문서가 입대 계약서인 걸 알았다고 밝혔다.

해당 남성은 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실종됐고, 며칠 후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훈련장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남성의 가족들은 지난달 말 그가 전투 중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러시아인은 형제가 지난 7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신원 불명의 남성들에게 붙잡혀 입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인권 단체에 제보했다. 가족은 석방을 요청했으나 군검찰로부터 "해당 남성이 자발적으로 입대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 남성도 전투 중 실종됐다.



CNN은 지난 6월부터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펜자주에서 강제 징집 사례가 집중됐다며 거리의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강제 징집을 부인했다. 일각에선 남성들을 데려가는 사람들이 사복 차림이거나 신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어 신규 병력 모집에 도움을 주고 보상금을 챙기는 '현상금 사냥꾼'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