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볕이 내려앉은 나무 데크 위에 두 대의 골프가 섰다. 흰색 골프 R은 앞범퍼를 크게 채운 검은 흡기구로, 골프 GTI는 빛을 머금은 짙은 녹색 차체로 시선을 끌었다. 같은 해치백의 익숙한 윤곽 안에서도 강조하는 지점은 달랐다. R이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GTI는 색상과 작은 장식으로 한정판의 개성을 표현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27일 경기도 모처에서 '골프 R & 골프 GTI 다크 모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했다. 내년 국내 출시를 앞둔 골프 R과 오는 11월 100대 한정으로 출시되는 GTI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었다. 주행 성능을 확인하는 시승 대신 차체를 돌아보고 실내 구성을 살피는 자리였다.

골프 R은 뒤쪽에서 차별점이 선명했다. 지붕 끝을 길게 뻗은 검은 스포일러 아래로 뒷유리가 자리하고, 범퍼 하단 양쪽에는 원형 배기구가 두 개씩 배치됐다. 차체 중앙의 작은 R 배지보다 네 개의 배기구가 성격을 더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좌우에 배기구를 하나씩 둔 GTI와도 구별되는 대목이다.

측면에서는 검은 휠 안쪽으로 보이는 파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눈에 들어왔다. 촘촘하게 뻗은 휠 살 사이로 구멍이 뚫린 브레이크 디스크가 드러났다. 흰 차체와 검은 휠의 대비에 파란색을 더해, 차체 전체를 요란하게 꾸미지 않고도 고성능 모델의 특징을 부각했다.

실내에서도 파란색이 이어졌다. 스티어링 휠 아래쪽 장식과 바느질, 디지털 계기판의 그래픽이 같은 계열의 색으로 연결됐다. 스티어링 휠 뒤로는 패들 시프트가 보였다. 대시보드 중앙에 솟은 디스플레이와 작은 변속 조작부, 컵홀더를 갖춘 구성은 익숙한 골프의 실용적인 실내 형태를 유지했다.
신형 골프 R은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333마력을 낸다. 7단 DSG와 4MOTION 사륜구동 시스템을 조합하고, 좌우 뒷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을 조절하는 R-퍼포먼스 토크 벡터링을 적용했다.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도 갖췄다. 2015년 7세대 모델 출시 이후 약 12년 만의 국내 복귀를 예고했지만 가격과 국내 세부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전시된 본사 차량 역시 국내 판매 모델과 디자인·사양이 달라질 수 있다.

GTI 다크 모스 리미티드 에디션은 차체 색상이 첫인상을 좌우했다. 햇빛이 닿은 보닛은 푸른 기가 섞인 녹색으로 반짝였고, 그늘진 옆면과 뒤쪽은 검정에 가까울 만큼 짙게 보였다. 전용 색상인 '다크 모스 그린'에 검은 지붕과 사이드 미러, 전면 스트립을 조합해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냈다.
GTI의 상징인 빨간색이 눈을 사로잡았다. 앞문과 차체 뒤쪽의 GTI 배지, 휠 안쪽 브레이크 캘리퍼가 짙은 차체와 대비됐다. 둥근 구멍을 강조한 휠은 가느다란 살이 촘촘한 R의 휠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면 하단의 벌집 모양 그릴도 GTI의 표정을 구성하는 요소였다.

실내는 빨간색 바느질과 스티어링 휠 하단 장식으로 외관의 포인트를 이어갔다. 특히 표면에 짧은 결이 드러나는 아트벨루어 스티어링 휠이 눈길을 끌었다. 바닥 매트에도 GTI 로고를 넣었다. 도어 개폐 시 로고가 빛나는 일루미네이티드 플로어 매트다. 휠 센터 캡과 밸브캡에도 GTI 전용 요소를 적용했다.

이번 한정판은 GTI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국내 고객을 위해 마련됐다. 성능은 2.0 TSI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DSG를 조합해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m를 발휘한다. 출력을 높이기보다는 전용 색상과 실내 소재, 장식으로 소장 가치를 더한 구성이다.
사전 계약은 지난 20일 시작됐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개별소비세 5% 적용 기준 5425만원이다. 구매 고객에게는 GTI 웰컴 키트와 차량별 고유 번호를 새긴 한정판 전용 넘버 플레이트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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