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부각되며 코스피가 3.48% 하락 마감했다. 사진은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뉴스1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가 5700선으로 후퇴했다.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 창출 여부가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92포인트(3.48%) 내린 5730.7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28.85포인트(3.83%) 하락한 724.3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6178억원을 홀로 팔았다. 반면 기관은 7436억원, 개인은 6204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4억원, 1377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1686억원을 사들였다.

두 지수가 급락한 배경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다. 29일(현지 시각) 아마존과 인텔 실적과 전망에서 AI 투자 부담이 부각됐다. AI 인프라 수요에 대규모 투자 비용을 쓰면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우려가 나왔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 2019억달러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460억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42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도 2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인텔도 3분기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지만 PC 사업 부진이 이어졌다. 4분기 매출 전망치도 150억~160억달러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250억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AI 투자 자금조달 부담이 부각됐다.

국내 반도체주도 흔들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미국 빅테크의 투자 부담이 향후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3.66%, SK하이닉스는 6.95%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입증 여부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투자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날 경우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으나 AI투자가 축소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알파벳과 인텔, 아마존의 실적 발표에서 전망 부진과 대규모 자본 지출 부담이 동시에 부각됐다.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그칠지, AI 기업들의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