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불암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

지난 29일 별세한 '국민배우' 최불암의 장례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41년간 소외받은 어린이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30일 "고(故)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을 마음 깊이 애도하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엄수한다"고 밝혔다.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장례위원으로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홍문종 전 국회의원, 김성은 신부, 국회입법정책연구회 한일수 사무총장과 초록우산 양옥경 대표이사, 초록우산 전국후원회 임원단 등이 참여한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20호실에 마련됐다.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1층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발인 후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열린다.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3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최불암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공동취재단


발인 이후 장지로 떠나기 전에 초록우산 재단 본부도 들를 예정이다. 고인은 생전에 죽으면 재단에 꼭 들러달라는 메시지를 주변에 남겼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고인은 1985년 전국후원회장으로 위촉된 뒤 41년간 국내외 아동복지 현장을 누비면서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나눔의 가치를 알려왔다.

그와 초록우산의 인연은 1981년 MBC 드라마 '전원일기' 촬영 중 아역 배우와 맺은 인연에서 시작됐다. 이후 드라마 '전원일기', '보통사람들' 팀과 단체 결연 후원을 하면서 연예계에 아동 후원 문화를 확산하는 데 이바지했다.

국내에 아동복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던 1990년대에는 미주와 유럽 지역을 방문해 현지 해외후원회를 구성하는 데 힘써 8개국에 25개 해외후원회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해외 아동의 행복과 건강한 성장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고령에도 2007년 에티오피아, 2014년 우간다, 2015년 케냐 등 아프리카 오지를 방문해 굶주림과 질병을 앓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해외 아동 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201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30주년 기념식에서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결코 상상할 수 없고, 어린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봐야 한다"며 "진정한 봉사는 비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으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라고 말해 깊은 울림을 남겼다.

평생 아동복지의 필요성을 사회에 알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 고인의 나눔 철학이 담긴 말이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 최불암 전국후원회장은 연기를 통해 우리네 희로애락을 비추며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해왔다"며 "평소 방송에서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말하시며 마지막까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서 우리 사회가 아동의 삶과 행복에 주목하고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앞장서며 헌신해오신 고인의 의지와 그간의 활동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그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최불암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힘써왔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29일 오후 10시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