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지난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해군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미국 비자 발급이 지연됐던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뒤늦게 공무 비자를 발급받아 방미 일정에 나선다. 야당은 한미동맹의 균열을 보여주는 '국가적 참사'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여당은 '자국 의원을 몰아세우는 비굴한 사대주의'라며 반발했다.

진 위원장은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주한미국대사관으로부터 입국사증을 받았다. 뒤늦게나마 미 국무부가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장의 공무 비자(A-2)를 발급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정대로 내일 오후 출국해 미 태평양사령관을 비롯한 미 수뇌부와 국익을 중심으로 양국의 안보협력 강화와 미래지향적 동맹 발전 방안을 충실히 논의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진 위원장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극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함께 국방위 차원의 방미단을 꾸려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미 태평양사령부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이 지연되자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비자 발급이 지연된 구체적인 사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진 위원장이 1991년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과 자격 정지 3년을 선고받았던 점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 측은 진 위원장에게 과거 판결문을 요구했고, 진 위원장 측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야당은 늦어진 비자 발급을 두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비자가 나왔으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비행기에 오르겠지만 이번 사태가 보여준 한미동맹의 씁쓸한 현주소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문 영문 번역본과 범죄경력회보서 등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겨우 입국 승인을 받은 사상 초유의 외교적 망신이자 국가적 참사다. 진 위원장과 민주당은 뒤늦은 비자 발급을 다행이라며 '동맹 발전'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길바닥에 내팽개치고 한미동맹의 신뢰를 무너뜨린 점에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야당이 한미동맹을 정쟁이 끌어들이고 있다고 맞섰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이 제약됐는데도 자국 국회의원을 몰아세우다니. 국익은 안중에도 없느냐"며 "국회의 공식 활동을 가로막은 조치에 설명을 요구하는 것조차 나무라는 태도는 비굴한 사대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당 위원도 함께하는 안보외교를 정쟁거리로 만들고 국방위원장의 공식활동을 조롱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과 권위를 허무는 반국익적 자해다. 동맹을 정쟁에 팔아넘기는 공세를 멈추고 국회의 공식 의정활동을 폄하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진 위원장은 지난 28일 비자 발급 지연을 두고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