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성영상 업체 밴터(Vantor)가 2025년 6월3일 촬영한 중국의 스젠26호(ShiJian-26) 위성./로이터=뉴스1


중국의 위성 감시망이 촘촘해지면서 한반도 주변 군사 활동이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정찰위성을 크게 늘린 데 이어 밤낮과 날씨에 관계없이 지상을 관측하는 레이더 위성까지 띄웠다. 북한의 GPS 교란이 이미 벌어진 한반도에서 중국의 감시 능력 확대와 위성 공격무기 개발이 새로운 안보 변수로 떠올랐다.

31일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2026 우주 안보 도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정보·감시·정찰(ISR) 위성은 올해 7월 기준 510기 이상으로 2018년보다 3배 넘게 늘었다. DIA는 중국 위성망이 미군과 동맹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감시 지역으로는 한반도와 대만, 필리핀, 인도양, 남중국해를 꼽았다.

늘어난 위성 숫자보다 더 주목할 변화는 감시 방식이다. 중국은 2023년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루디탄처 4호'를 발사했다. 햇빛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 일반 광학위성과 달리 지상에 레이더 전파를 쏘고 반사되는 신호를 분석해 밤이나 구름이 낀 날에도 지표면을 관측할 수 있다. 정지궤도에서 인도·태평양 대부분 지역을 계속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의 저궤도 위성망은 지구 어디든 30분 안에 촬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DIA는 중국이 태평양의 미 항공모함과 상륙전단, 항공 부대를 추적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이어왔다. 올 6월27일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10여 대가 동해와 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지난해 12월 중·러 군용기 9대가 진입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여기에 위성 감시 능력까지 강화돼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부대 이동, 한미 연합훈련, 미군 전략자산 전개 등이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DIA는 중국의 정찰위성망이 미군과 동맹군을 추적하고 장거리 타격을 위한 공격 목표를 선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 위성이 한국군의 특정 시설이나 작전을 실제로 추적했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중국은 감시에 그치지 않고 상대국 위성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키우고 있다. DIA는 중국군이 지역 분쟁에서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는 수단으로 위성 공격을 보고 있다고 봤다. 중국은 저궤도 위성의 작동을 방해하거나 장비를 손상할 수 있는 지상 레이저 무기를 여러 종류 보유하고 있다. DIA는 저·중·고궤도 위성을 파괴할 요격미사일을 추가 배치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GPS 교란이 이미 발생했다. DIA는 북한이 남북 접경지역과 해안 일대에서 지상 수신기를 겨냥해 민간 GPS 수신을 방해했으며, 일부 교란은 한미 연합훈련 시기와 겹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군사용 GPS 신호를 방해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군은 북한 감시용 정찰위성을 운용하고 있으며 군 통신과 항법, 정밀유도무기 운용에 위성 기반 체계를 활용한다. 중국의 감시 능력이 정교해질수록 군사 활동의 노출 위험이 커지고 위성통신이나 GPS가 교란되면 작전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