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웰니스 시장에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완경기 여성의 건강 관리'이다. 완경기 여성들의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완경기를 포함해 완경기 전후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운동과 영양, 치료 및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의 비율은 40대에 들어서면서 균형을 잃게 되고 분비량이 적어지다가 완전히 중단된다. 이러한 생리적인 변화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얼굴의 열감과 홍조, 수면 장애, 집중력과 기억력 감퇴, 관절 통증, 식욕 증가, 뱃살과 체중 증가, 우울증, 무기력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여성이 중년에 접어들면서 호르몬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글루탐산, 도파민, 아세틸콜린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에도 변화가 생긴다. 여성의학 전문가들은 약 15종의 신경 전달 물질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경 전달 물질의 감소는 우리가 인체의 상태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예민도를 떨어뜨린다. 이는 자세 변형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만성적으로 느끼는 관절 통증과도 관련이 있다고 많은 연구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신경 전달 물질의 감소는 단지 자세, 근육에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감정과 기분에도 영향을 준다. 의욕이 떨어지고 우울하며 무기력한 증상을 일으키는 등 많은 중년 여성들의 정신 건강과도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런 증상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데다 다양한 치료와 개선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이런 증상들을 개선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꼭 기억하고 실천하면 좋을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보통 중년 여성들이 선택하는 운동 중에는 걷기와 수영, 또는 다른 유형의 유산소 운동들이 많다. 다만 완경기 전후의 신체 변화에 대응하려면 운동 시간이나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소개되고 있는 연구들에는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들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건강을 위해 비교적 하기 쉬운 걷기 운동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중년 여성들에게 만보 걷기 운동이나 수영처럼 지구력을 요구하는 운동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경기 전후의 중년 여성은 느린 걷기와 빠른 걷기를 결합한 인터벌 파워 워킹이 건강 관리에 효과적이다. 근력을 키우는 저항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핵심은 만보 걷기나 수영처럼 제법 시간을 소모하면서 하는 운동들보다, 약 10~20초의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걷는 파워 워킹이나 스프린트(전력 질주)와 같은 운동을 중간에 포함하는 이른바 '인터벌 운동'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만보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3~4회 한다면 그중 한두 번의 운동 시간은 만보 대신 10~15초씩 빨리 걷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하는 '인터벌 파워 워킹'을 하는 것이다. 10~15초 빨리 걷기를 마쳤다면 곧바로 2~3분 정도의 보통 속도로 느린 걷기를 하고, 다시 10~15초 파워 워킹을 하는 동작을 10번 정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15초간 파워 워킹을 하고 2분간 천천히 걷는 동작을 열 차례 반복하면, 23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인터벌 운동을 마칠 수 있다.

이에 더해 비교적 무거운 무게를 사용하는 '저항 운동'을 하는 것이 중년 여성들의 호르몬 불균형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여성이 자기 최대 근력의 70~80%에 해당하는 중량으로 3~5회 정도의 횟수를 3~5세트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팔, 다리, 엉덩이, 등과 허리, 복부를 위한 저항 운동을 하면 된다. 이 경우 뇌에서 신경 전달 물질 분비를 촉진하고, 이렇게 증가한 전달 물질들이 여성 호르몬 수용체들을 자극해 증상 완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 운동은 50대에 들어서게 되면서 약 8~10퍼센트 감소하는 근육량과 골밀도 손실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중년 여성들에게는 꼭 추천되는 운동법이다. 앞에서 추천한 인터벌 걷기 운동과 저항 운동을 실제 연구에서 중년 여성들에게 적용한 결과, 다양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들이 70~90%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년 여성의 몸은 이미 생리학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난 상태다. 호르몬은 불균형해져 있거나 중단된 상태이고, 근육과 뼈는 젊었던 30대에 비해 10~12% 정도가 줄어들거나 약해져 있다. 이런 몸을 가지고 젊은이들이 하는 운동이나 기존의 중년들이 오래 해왔던 운동을 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거나, 아무 효과를 경험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 강도를 높여서는 안 되며,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제시한 방법을 기억하고 인터벌 걷기와 저항 운동을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홍정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


홍정기 차의과학대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운동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윌라멧대와 국민대 교수를 역임했다. 스포츠의학·재활운동 전문가로 국가대표 선수들을 관리했으며, 한국 선수트레이닝학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