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증시 조정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머니투데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던 증권사들이 3분기에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든 데다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조정으로 운용 손익까지 악화한 영향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6곳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9720억원으로 전 분기 약 2조902억원 대비 5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호황 영향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증권사별로는 하나증권 순이익이 10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3.9% 급감하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77.4% 줄어든 653억원, 우리투자증권은 72.7% 감소한 30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27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9.4% 감소했고 NH투자증권은 21.6% 줄어든 3836억원을 기록했다.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도 올해 주식 거래대금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키움증권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3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061억원으로 48.5% 줄었다. 특히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 분기 대비 42.9% 줄었고, 주식·채권 등 운용 손익도 43.7% 감소했다.

증권업계 전반 실적 둔화에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34조7197억원으로 2분기 55조9259억원보다 37.9%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여건 악화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보유 채권의 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의 상품운용손익은 2분기 730억원 흑자에서 3분기 56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도 전 분기 대비 48.1% 감소한 2314억원에 그쳤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대형 증권사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를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적자 2661억원 적자, 당기순손실 2292억원이다. 지난 2분기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등 해외 투자자산에서 대규모 평가이익을 거뒀지만 3분기에는 관련 자산의 가치 변동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954억원, 당기순이익은 5283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5010억원, 당기순이익 367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47.1%, 18.1% 감소한 수치다.

4분기에도 증권사들 실적 둔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월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채권 등 보유자산 평가손익 악화 우려가 커진 데다 시장금리 상승도 채권 운용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대금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축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이익 부진과 높아진 금리, 증시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들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 속 금리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고 시장금리 상승은 증권사 조달비용 부담과 채권 평가 손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