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WYD)가 세계 청년을 맞이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사진은 11월5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진행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메시지를 발표 중인 모습./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2027년 여름 교황과 전 세계 청년들이 서울에 모인다. 세계청년대회(WYD)를 9개월여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숙박·교통·안전 등 대규모 참가자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5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회 주요 일정과 참가 규모, 분야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레오 14세 교황의 초청 영상과 공식 홍보영상, 마스코트, 홍보대사 배우 김태희의 응원 영상도 처음 공개됐다.

WYD는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국제대회로 서울은 17번째 개최지다. 32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회이자 비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순택 대주교는 이번 대회가 단순히 많은 청년이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만남을 경험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를 비롯한 전 세계 청년들이 경쟁과 비교 속에서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과 성취를 증명해야 하는 현실에서 인간의 가치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성취는 쌓여가지만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은 함께 쌓이지 않는다. 사람의 가치는 증명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만남의 용기이고, 맞아들임의 용기"라며 세계 청년을 맞이하는 가정과 본당, 지역사회의 환대를 당부했다.

해외 40만·국내 10만명 등록 예상…숙박 50만명 확보 추진

본대회는 2027년 8월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일대에서 열린다. 조직위는 전 세계 약 190개국에서 해외 순례자 40만명, 국내 참가자 10만명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22일 참가 등록을 시작한 이후 이날 기준 8만1820명이 신청했다.

주요 행사 장소와 예상 참석 규모도 공개됐다. 8월3일 개막미사와 5일 교황 환영 행사, 6일 십자가의 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7일 밤샘 기도와 8일 파견미사는 서울공항을 장소로 추진하고 있다. 개막미사에는 20만명, 교황 환영행사에는 30만명, 십자가의 길과 밤샘기도에는 각각 50만명, 파견미사에는 미등록 참가자를 포함해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대회에 앞서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에서 교구대회가 열린다. 해외 청년들은 지역 본당과 가정에 머물며 한국의 신앙과 문화, 지역 관광자원을 체험한 뒤 서울로 이동한다.

이번 대회는 종교 행사를 넘어 K컬처와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세계 청년들에게 알리는 계기로도 추진된다. 조직위는 교구별 사전대회와 지역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해 참가자들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 역시 K컬처를 활용한 문화 교류와 국가 신뢰도 제고를 지원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대회의 주요 축이다. 조직위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행사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종교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청년들이 예술과 문화를 매개로 만나고 교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 대주교는 한국의 7대 종교 지도자 협의회 차원에서도 협력 공동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문화 교류 지원 의지도 강조됐다. 이은복 정부지원단 부단장은 "K컬처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청년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문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고 국가적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조직위원회가 긴밀히 협력해 해외 청년들이 안전하게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숙박시설은 성당과 본당, 홈스테이, 학교 체육관·강당, 대학 및 공공시설 등을 활용해 50만명 수용을 목표로 확보 중이다. 서울대교구가 본당과 홈스테이를 통해 27만명, 서울시와 교육청·교육부 및 서울 외 교구 등이 23만명 규모를 추진한다.

서울대교구 측은 217개 성당을 중심으로 홈스테이 참가 가정을 모집하고 있으며, 접수는 내년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학교시설을 활용한 숙박은 10만명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별도로 4만명 수용을 목표로 자치구 체육관과 강당 등을 조사 중이다. 김장열 서울시 국제행사지원과장은 "연내 숙박 장소를 확정해 조직위원회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염·인파 대응 강화…주민 불편 최소화도 과제

한여름 대규모 야외 행사인 만큼 안전관리도 주요 과제다. 조직위는 관계기관 합동상황실과 행사장별 현장상황실을 운영하고 군중 이동 시뮬레이션, CCTV와 AI 기반 밀집도 분석 등을 통해 위험 구간을 점검한다. 폭염에 대비해 그늘막과 냉방 쉼터, 식수 공급, 살수 등을 준비하고 습구흑구온도(WBGT)와 체감온도를 활용해 온열 위험을 판단할 계획이다. 기상 악화 시 행사 축소·중단·재개 기준도 마련해 순례자 앱과 다국어 방송으로 안내한다. 장애인 참가자를 위한 단차 없는 이동 동선과 휠체어 이용 공간 등 접근성 지원도 준비한다.

주민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행사 일정에 따라 통제구역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우회 동선을 사전에 안내한다.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배치하고 통제구역 내 상가 진출입을 보장할 계획이다. 지역 음식점과 편의점 등 상권을 연계해 참가자의 소비가 지역경제로 이어지도록 한다.

홍보대사로 발탁된 김태희의 응원 영상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신앙인인 김태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회를 응원하고 세계 청년들을 환영했다. 공식 홍보영상은 배우 윤경호가 함께한 '그런 대회 아닙니다'와 청년들의 도전과 용기를 담은 '쫄지 마' 등 두 편이다. 청년들의 희망과 용기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호비'와 '코비'도 공개됐다.

이경상 주교는 "세계 청년들이 서울에서 용기와 희망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범정부 통합협의체를 중심으로 실행계획을 구체화하고 대회 3개월 전부터 정부 통합 대응조직을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