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올해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약률 제로인 단지가 있는가 하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도 있어 분양 한파 속 쏠림현상이 심할 전망이다.

실제로 분양 편중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월20일과 27일 분양한 광교신도시 한양수자인과 자연앤자이가 모두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최고 200대 1을 웃돌았다.

2월3일 분양한 인천송도 해모로월드뷰 역시 1순위에서 마감됐다. 134㎡의 경우 2명 모집에 무려 428명이 몰렸다.

반면 대다수 건설사의 분양성적은 신통치 않다. 1월 초까지 청약신청을 받은 60여개 사업장에서 청약률 제로를 기록한 단지는 12곳이나 된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조차 청약자가 한명도 없는 현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이어진다. 업계에 알려진 순위내 미분양률은 30%선.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초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원인은 밀어내기 분양 탓이다. 분양이 되지 않아 분양일정을 늦췄다가 결국 물량만 쌓이는 형국이다.

이같은 이유로 올해 공급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되는 민간 아파트 물량은 25만2317가구다. 지난해 16만373가구에 비해 50%가량 늘어난 수치다.

공급물량이 집중된 시기는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월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 시기 일반공급 총 물량은 9만9917가구로 1년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늘어나는 물량은 대부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물량은 75%가량인 18만8201가구다.

◆ 재개발 재건축 물량 풍성

올해 부동산 분양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재개발 재건축의 강세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재개발 분양 물량은 주상복합 포함 모두 3만603가구다. 지난해에 비해 80%나 증가했다.

이는 분양 한파에 따른 안전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수백대 1의 청약열풍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다. 수도권뿐 아니라 서울에서 조차도 분양 성적을 걱정해야 하는 건설사가 이미 집주인이 담보된 재건축 재개발 사업지에 주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재개발 재건축은 비를 피하기 위한 우산인 셈이다.

하지만 쓸만한 우산도 상당수 있다. 각 건설사에서 제시한 올해 분양계획을 살펴보면 오랫동안 관심을 끌었던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이 올해 유난히 많다.

현대건설의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주아파트 재건축과 동대문구 제기동 제기4구역 재개발이 주목을 끌고 있고, 삼성물산의 동대문구 답십리16구역과 성동구 옥수12구역 재개발 물량도 관심 대상이다.

특히 올해 분양하는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있어 주거, 교통, 교육 등의 입지에서 강점을 자랑하고 있다.

◆칼자루는 청약 대기자 손에

현재 DTI(부채상환비율) 규제 이후 한풀 꺾인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요자의 관망세도 장기화되고 있다.

수요자가 청약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 정체다. 수요자들은 시세차익이 어느정도 보장된 곳이라면 인천 송도의 경우처럼 당장이라도 청약통장을 꺼내들 수 있지만 시세가 떨어지는 이상 청약을 신청할 이유가 없다. 2월11일을 끝으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는 것도 가격만 오른다면 큰 걸림돌이 아니다.

따라서 지난해 청약을 준비했던 대기수요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분양가 부담으로 여전히 청약통장을 쓰지 못한 채 적체돼 있다. 여건은 갖췄으나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파격적인 금융혜택과 분양가 할인으로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고 40%의 할인분양이나 발코니 무료 확장, 무이자 조건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청약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처럼 칼자루가 수요자에게 돌아온 분위기다. 철저한 시장상황과 입주단지의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분양 활기를 가져올 올해의 단지가 어디가 될지 청약예정자들의 눈과 귀가 분양시장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