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앉은 사람들은 처음 보는 생소한 음식에 갸우뚱 하며 연신 재미있는 표정으로 다음 코스 메뉴를 기다리고 있다. 접시에 담겨 나오는 담음새를 보면 누가 봐도 틀림없는 양식이다. 하지만 입안으로 전해지는 것은 너무도 익숙한 한식의 ‘맛’이다. ‘뉴코리안’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도전장을 냈던 정식당의 풍경이다.
이곳이 좌석을 조금 늘리고 메뉴를 보강해 강남 도산공원 인근으로 이전을 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찾아갔다. 이번엔 어떤 메뉴로 손님을 맞고 있을까?
콘크리트와 철재 느낌이 강한 빌딩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의 정식당에 올라가면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레스토랑의 한쪽 면을 전부 통창으로 인테리어 해서 건물 뒤편 도산공원의 풍경이 가득 전해진다. 사계절마다 변하는 도심 속 공원의 풍경이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매일 리뉴얼해주고 있는 셈이다.
가장 궁금했던 메뉴판을 펼쳤다. 예전에는 하나의 메뉴 뿐이었는데 이제는 점심(4만원, 6만원)과 저녁(10만원, 12만원) 각각 2개씩의 코스 메뉴로 구성이 다양해졌다. 다소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워 쉽게 방문하지 못했다면 점심시간대를 노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메뉴판 아래쪽에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적어 넣은 것이 눈에 띈다. ‘정식, 정윤, 종훈, 현진, 현아, 재욱, 정호, 호영, 현호, 미희, 재은, 선아, 기석, 영훈’ 이렇게 14명의 스텝들이 정식당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이다. 주방뿐만 아니라 홀 쪽에도 셰프 출신의 스텝들이 포진해 있을 만큼 저마다 음식에 대한 열정들이 대단하다.
덕분에 다소 어려운 메뉴에 대해서도 식재료에서 조리법, 먹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다.
이날 준비한 메뉴는 메인메뉴 중 하나인 ‘Mr.김농어’와 디저트 메뉴인 ‘수정과’. Mr.김농어는 점심 6만원의 코스메뉴를 제외한 모든 코스에서 메인으로 선택이 가능한 메뉴로 농어에 김퓨레를 올려 스팀해 만든 요리다.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커다란 접시 위에 농어스프가 담기고 차례대로 삶은 무, 홍합스톡을 이용해서 날치알과 함께 볶은 배추, 김퓨레를 올린 농어, 감자칩, 파의 순서대로 올려져 제공되는 폼이 온전히 양식이다. 그러나 스프와 농어, 채소를 함께 한 스푼 떠 먹으면 영락없는 농어지리탕의 맛이다.
각 재료를 하나씩 모아 프리젠테이션 하지만 결국 입안에서는 복합적인 맛을 내 '이것이 한식이구나'를 실감게 하는 것이 정식당만의 뉴코리안 식인 것이다. 디저트인 수정과도 마찬가지. 시나몬젤리와 진저무스, 백년초스폰지케이크, 복분자튀일, 백년초튀일로 구성된 수정과는 보기에 서양식의 디저트류 같지만 입안에서는 수정과의 맛을 느끼게 한다. 떠먹는 수정과가 된 것이다.
미국 요리학교 CIA 출신의 젊은 오너 셰프 임정식 씨. 한식의 재료를 서양의 조리법을 사용해 새롭게 해석한 그는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접시 위에 펼치고 싶다고 말한다. 호기심 머금은 새로운 스타일의 한식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한 곳이다.
위치 : 신사동 도산공원 뒤편 작은 사거리에서 성수대교 방향으로 100M 직진 좌측 아크로스빌딩 3층
영업시간 : 월~토 12:00~14:30/18:00~22:00 일 11:00~14:30
연락처 : 02)517-4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