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복잡한 설명이 나올 땐 조그만 화면으로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게 답답할 때도 있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다. 시간이 날 때마다 돌려보기를 통해 이해가 될 때까지 몇번이고 같은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늘상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만 있으면 지하철 안도, 사무실 책상도, 어디든 강의실로 변한다.
M러닝(모바일 러닝)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컴퓨터 앞’에서 공부를 하던 e러닝이 휴대폰 한대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M러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학 강의부터 자격증까지
‘파워스피킹’ ‘파워리스닝’ ‘영어퀴즈왕’ ‘문단열의 스피킹’ ‘퍼펙워드1.3-완벽단어암기’ ‘금융영어회화’ ‘YBM김대균 토익 강의’…. 그 수만해도 모두 다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현재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M러닝 콘텐츠들이다.
그야말로 휴대폰 한대만 있으면 ‘영어 단어 암기하고, 시험 보고, 듣기에 말하기까지 연습하고, 토익 강의를 듣는 것 까지’ 전천후 교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학 교육’에 치우쳐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최근들어 경희사이버대와 서울사이버대가 스마트 강의 앱을 내놓는가 하면 웅진패스원에서는 금융관련 자격증 취득 강좌를 내놓는 등 범위도 점차 다양해 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달에는 SK텔레콤과 메가스터디가 손을 잡고 ‘스마트인강 메가스터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KT는 ‘올레 M러닝’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EBS 수능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수능 강의까지 스마트폰으로 듣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경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07학번 김영진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전공 과목을 듣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지금은 출퇴근 시간 등을 공개 특강을 듣는 시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도 그렇고 짬 날 때마다 공부에 열중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신기한 듯 다가와서 물어보곤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웅진패스원 조유희 과장은 “M러닝 애플리케이션이 교육 콘텐츠 카테고리에서 상위 순위를 차지하며 높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는 등 수요가 굉장히 많다”며 “스마트폰이 확산 되면 M러닝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교육업체 역시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구국모 마케팅팀장은 “아직까지는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새로운 학습 방법에 대한 호응도가 꽤 높은 편”이라며 “"M러닝에 대한 콘텐츠 개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학습 방법에 크게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러닝만으로? ‘인강’과 연계하면 시너지 200%
M러닝은 스마트폰 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인강(인터넷 강의)’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기능을 활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출석 체크를 통해 진도를 확인하고, 공부한 내용을 시험을 보며 복습하거나 동영상 강의를 반복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학 콘텐츠의 경우 단어를 따로 저장하고, 수시로 연습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이희수 팀장은 “웹 2.0 시대에는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까지 바뀌어 일방적으로 정보를 쏟아내는 주입식 교육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M러닝은 적극적으로 교육 정보를 받아들이는 평생 교육의 시대에 가장 알맞은 콘텐츠”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갈길이 멀다. 우선 당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단순히 ‘인강’을 ‘스마트폰 동영상 강의’로 옮겨온 수준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
김시원 서울사이버대학교 콘텐츠 개발팀장은 “대부분의 M러닝 콘텐츠들이 단순히 인강을 모바일로 옮겨 온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모바일만의 특성을 잘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러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필요한 순간에 바로 그 자리에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적시성’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경영 전략을 세우던 중 4C라는 분석도구의 활용 방법이 모호하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에 접속해 ‘4C분석’이라는 강좌를 듣고 분석틀을 학습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 팀장은 “현재로서는 여러 개의 교육 콘텐츠를 M러닝 앱에 나열해 놓고 들을 수 있도록 해 놓은 수준이다”며 “동영상 여러 개 중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강의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또 이와 같은 학습 정보를 어떻게 습득할 수 있는지, 학습자가 안내를 받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M러닝만으로 모든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은 M러닝의 개념에 맞지 않고 현재 기술로도 무리가 있다”며 "M러닝은 학습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탁월한 만큼 학생들의 주된 교육 방법이라기 보다는 ‘보조 학습 기구’로서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웅진패스원의 조유희 과장은 “단순히 인강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옮겨온다는 개념을 넘어서서, 모바일의 특징을 활용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용어사전, 문제풀이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다양한 기능이 많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데 유리한 학습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