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형제 중 장남이란다. 그래도 결혼할 수 있다. (이제 다들 장성했는데, 뭘.)
그런데 효자란다. 그건 못 참는다!!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진 글이다. 늙은 부모님의 부양은 물론이고 노후에 크게 들어가는 병원비 또한 효자 장남의 몫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효자 수난시대다.
그런데 효자를 울리는 것이 또 있다. 상속·증여에 관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국가로부터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어렵고 잘 몰라서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속·증여에 관한 세(稅)테크'를 상속·증여 전문가인 권희원 하나HSBC생명 강남본부 베스트지점 부지점장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풀어본다.
◆ '착한 효자'보다 '지혜로운 효자'를 위한 세테크
'효자는 불효자보다 상속세를 많이 낸다?"
왜일까? 고개를 갸우뚱할 만하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2. 아버지께서 말년에 암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다 돌아가셨다. 그동안의 병원비가 1억원 정도 나왔다. 다행히 아버지는 평생 모은 돈 10억원을 은행에 남겨놓고 가셨다.
이때 우리 자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1) 효자: 자식된 도리로 당연히 병원비는 자신의 몫이다.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동안 모아온 적금을 깨고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병원비를 충당했다. 물론 며느리도 아버지 재산이 있으니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2) 불효자: 나는 먹고 죽을 돈도 없다. 당연히 병원비는 아버지 통장에서 인출해 지급했다.
이 경우 둘의 상속세는 어떻게 될까? 똑같을까?
권희원 부지점장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효자의 경우 상속세를 더 많이 내야한다"고 말했다. 불효자의 경우처럼 피상속인(상속인에게 자기의 권리, 의무를 물려주는 사람)의 재산으로 병원비를 납부하면 그만큼 상속재산이 감소하므로, 그 감소분에 대한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그러나 상속인(상속 개시 후에 재산이나 기타의 것을 물려받는 사람)의 재산으로 병원비를 납부하면 상속 재산은 변동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 두가지 경우의 세금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효자는 우선 상속재산 10억원에서 각종 공제 7억원(일괄공제 5억원, 금융재산의 20% 공제로 10억원의 20%인 2억원)을 제외한 3억원에 대해 세금을 물게 된다.
1억원까지는 10%인 1000만원, 1억 초과분인 2억원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물게 되므로 4000만원이 각각 부과된다. 총 세금은 5000만원이다.
불효자는 아버지 재산으로 병원비 1억원을 지불했으므로 상속재산은 9억원이 된다. 이중 각종 공제 2.2억원(일괄공제 5억원, 금융재산 공제로 9억원의 20%인 1억8000만원)을 제외한 2억2000만원에 대해 세금을 내게 된다.
1억원까지는 10%인 1000만원, 1억 초과분인 1억2000만원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물게 되므로 2400만원이 각각 부과된다. 총 세금은 3400만원이다.
권희원 부지점은 "현재 국가에서 개인에게 부과하는 세금 중 가장 높은 것이 상속세"라며 "대(代)를 넘어가는 재산은 불로소득으로 간주해 최대 50%까지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몰라서 '과하게' 세금을 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똑똑한 효자의 필수품은 '종신보험'
앞의 사례처럼 기본적인 세테크 지식은 지혜로운 효자를 위한 필수조건. 그러나 이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세테크 지식뿐 아니라 상속세 재원을 차근차근 준비해나는 노력이 뒤따라야한다.
권희원 부지점장이 추천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재테크 NO.1 상품은 종신보험이다.
만일 앞의 효자가 평소 빠듯한 살림에도 아버지의 노후 간병비를 염려해 아버지를 피보험자(생명보험 계약에서 사람의 생·사라는 보험사고 발생의 객체가 되는 사람)로 하는 종신보험에 가입해 월 30만원을 10년간 납부해왔다고 치자.
(세부적인 내용은 계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암 진단· 수술 등의 특약 보험금 5000만원 정도로 병원비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고, 사망 후에는 사망보험금 1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10년간 낸 보험료는 약 3600만원이지만, 총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권희원 부지점장은 "부모님을 위한 종신보험에 가입해두면 부모님은 노후 간병비 걱정을 덜어 든든하고, 자녀 또한 부모님이 아프실 때 병원비는 물론 사후 사망보험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님 재산이 대부분 부동산인 경우에 이러한 종신보험은 더욱 유용하다.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인 우리나라 자산가들의 현실에서 준비 없이 상속이 개시되면, 자녀는 부동산을 급매물 처분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예컨대 100억원대 빌딩을 물려주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이를 받은 아들이 50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았다고 치자. 상속 개시 후 6개월 안에 이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10% 공제 혜택이 날아갈 뿐 아니라, 하루하루 가산세를 물게 된다고 권 부지점은 설명했다. 요즘 같이 부동산 거래가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보험을 통한 상속세 재원의 확보가 중요하다.
권희원 부지점장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는 소득이 있는 자녀라면 가능한 수입의 대부분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득 한도 내에서는 사전 증여에 대한 세금 부과를 면할 수 있고, 상속세 재원을 보다 크게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