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을 모르면 생애 처음 ‘설움’을 겪는 나이, 그러나 철을 제대로 알면 탄탄대로가 보장되는 ‘서론’을 쓸 수 있는 나이.” 바로 서른 살이다.
2000여년 전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나이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다”고 밝혔다. 요즘식으로 얘기하자면 스스로의 힘으로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얘기다.
요즘의 서른은? 그저 힘겹기만하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을 겨우 지나 서른에 다다른 청년 세대는 여전히 '88만원 세대'라는 달갑지 않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얼마나 팍팍하건, 서른은 어찌 됐든 더 이상 어리광이 통하지 않는, 오롯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뜻을 바로 세워야만’ 하는 나이임은 분명하다.
<술술술 풀리는 남자 서른의 인문학, 이립>은 바로 이런 서른 즈음의 청년들을 위한 '이립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컨설턴트이자 북칼럼니스트인 심상훈 HNC 브랜드매니지먼트사 대표가 머니위크에 연재했던 '술술술 경영학'을 새롭게 엮어낸 책이다.
“옛사람이 말하길,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라고 했다. 설움이란 내 생각대로 일이 술술술 풀리지 않기 때문에 성공이 아니라 실패로 느껴지는 감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미리 서론을 준비하지 않으면 혹독하게 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서론을 준비하며 곤란을 겪고서 성공한 사람들. 꽃 피우고 열매를 맺은 사람들에게서 본 것은 3가지다. 술술술!”(저자 머리말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뜻을 바로 세우기 위한(이립)' 중요 행동강령으로 세가지를 꼽는다. '술술술'이 바로 그것. 무슨 말장난인가 싶지만 뜯어보면 이렇다. 물 흐르듯 인생이 잘 풀린 사람에게는 술(酒), 술(述), 술(術)이 빠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첫번째 요건으로 꼽은 것은 다름 아닌 술 주(酒). 바다를 호령한 이순신 장군이 자신의 시간 중 무려 18%를 할애한 부분이 바로 '술자리'라는 걸 아시는지. 이문원, 이백, 피터 드러커, 박현주 등 역사를 빛낸 위인부터 성공을 거머쥔 현대 영웅들까지 모두 '술자리'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저자는 이 같은 다양한 인물들의 술자리 일화와 함께 '잘하면 약이 되고, 못하면 독이 되는' 술자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비법을 말해준다.
메모의 능력을 말하는 '술(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다산 정약용은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라"며 메모 기록법인 '수사차록법'을 사용했다. 연암 박지원, 김영세, 하세가와 가즈히로 등 기록으로 성공한 인물들의 면면을 옛날이야기 하듯 편안하게 풀어놓았다.
마지막 술(術)은 '재주'다. <사기>의 '맹상군열정'에는 전국시대 제나라 왕족인 맹상군이 개 흉내를 잘 내던 식객과 닭 울음소리 흉내를 잘 내던 식객 덕에 무사히 진나라를 탈출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른바 '계명구도'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남들이 하찮게 여겼던 재주조차 부지런히 갈고 닦으면 생명을 살리는 재주로 빛나게 된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다.
당당하게 서른에 도달하는 '위기지학(爲己之學)'. 우리 시대 ‘위기의 청춘’들이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술술술 풀리는 남자 서른의 인문학, 이립/심상훈 지음/왕의 서재 펴냄/220쪽/1만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