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씨는 출퇴근길 스마트폰을 통해 노래를 즐겨 듣는다. 한달 내내 원하는 만큼 노래를 들어도 그가 지불하는 비용은 3000원 정도. '멜론'이나 '네이버 뮤직'과 같은 음원 서비스업체들에서 제공하는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등을 실시간 재생) 서비스 정액요금제를 이용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도 마음껏 음악감상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일부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노래를 들으려면 많게는 2배가량 요금을 더 내야 한다. 같은 날부터 시행된 디지털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른 것이다. 높아진 음원가격 만큼 음악창작자와 권리자의 권익을 향상시켜주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소비자들이 값을 더 지불하는 만큼 창작자에게 제대로 된 몫이 돌아가게 될까. 음원가격 인상 이후 달라진 점들을 짚어봤다.
 

◆'2배 비싸진' 음원가격 왜?

지금까지 기존 음원시장의 구조에서는 창작자의 권리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것이 스트리밍 서비스다. 기존 방식에 따르면 음원 저작료는 해당음원의 이용비율에 따라 책정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특정가요를 반복적으로 많이 듣는다고 해도, 창작자의 몫이 늘어나는 데는 제한이 있었다. 음원 저작권료가 소비자들이 음악을 들은 횟수가 아니라 전체 스트리밍 상품 판매액에서 특정곡이 재생된 비율을 따져 가져가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리밍 상품의 가격이 대략 3000원이었던 만큼, 아무리 재생비율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의 양이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지난해 국내 신탁 3단체(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창작자의 권리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6월 '디지털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징수규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액제와 종량제의 병행 ▲음악권리자(저작자·실연자·제작자)의 수익배분율 향상 ▲홀드백 제도의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홀드백은 권리자가 일정기간 정액제 상품에 음원 공급을 유예하고 단품으로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액제에 포함되지 못하는 신곡이 늘어나는 만큼 실질적인 음원 사용료가 높아지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큰 특징은 개정안의 발단이 된 음악권리자의 수익배분율 향상이다. 음원사용료 중에서 권리자의 몫을 기존 40~50%에서 60%로 올리고, 최저 음원단가도 높여서 책정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시작과 동시에 '멜론'과 '네이버 뮤직' 등 국내 대표적인 음원 서비스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국내 1위 음원유통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은 1일부터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월 이용료를 기존 3000원에서 6000원으로 2배 인상했다. 음원 150곡 정액제 다운로드 정기결제 상품은 곡당 60원에서 90원으로 50% 인상됐다. 상품 가입없이 1곡만 다운로드 할 때는 기존과 같은 600원이다. 

NHN의 네이버 뮤직은 '타사보다 싼 가격'을 강조하며 5500원 월 정액상품을 선보였다. MP3 30곡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결합상품은 멜론보다 1000원 저렴한 8000원에 책정했다. CJE&M의 뮤직포털 엠넷닷컴은 신규상품 3종을 출시, 멜론과 동일한 6000원에 발표했다.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발표할 방침이다.

멜론 관계자는 "정부의 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권리자의 수익 배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권리자의 몫이 늘어나게 되면 장기적으로 음악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배 뛴 가격만큼 창작자 몫 커질까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음원가격 인상으로 창작자의 권익이 커질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와 달리 대기업 음원 서비스업체들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지불한 가격에 비해 창작자의 몫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음원가격 중 권리자의 몫은 40~50%에서 20% 인상된 60%로 조정됐다. 이중 작사·작곡가 단체인 음악저작권협회가 가져가는 건 10% 정도. 절반에 가까운 44%를 음원제작자협회가 가져가도록 돼 있다. 비판이 일고 있는 대목은 음원제작자협회를 이끌고 있는 KTM홀딩스가 다름아닌 KT의 계열사라는 점이다.

저작권료가 20% 높아진데 비해 음원 서비스업체의 소비자가격은 100% 인상됐다는 것도 비판을 낳고 있다. 전체 음원 수익에서 유통업체의 몫이 낮춰졌다고는 하지만, 기존에 비해 가격이 2배 상승한 만큼 결과적으로는 기존 수익을 유지하거나 수익이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음원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인 멜론의 로엔에너테인먼트는 SK텔레콤의 자회사다. 20% 가까운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엠넷'은 CJE&M이 운영 중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값을 더 지불하는 만큼  KT와 SK텔레콤, CJE&M 같은 대기업들이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급작스럽게 음원가격이 상승한데 따른 여파로, '멜론' 등의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존 유료 사용자들이 대거 이탈해 온라인 음악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높아진 만큼 불법 다운로드 등이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고객이 감소하는 만큼 오히려 음원 창작자들의 수익이 하락해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음악생산자연대 관계자는 "현재 음원시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해 고객들을 유입하고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정액제를 중심으로 한 시장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음원가격만 높인다고 해서 창작자에게 더 많은 몫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이어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장의 근본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