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업의 비용절감과 상생의 충돌이라고 평가한다.
양측의 싸움은 KB국민카드로부터 시작됐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초 밴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카드결제전표를 매입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각 밴사에 이달 22일부터 매입대행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신용카드의 결제승인 및 매입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다. KB국민카드는 밴사의 업무대행을 중단할 경우 연간 200억원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밴사들은 대행서비스를 중단하는 카드사들이 늘어날 경우 생존권을 위협 받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다른 카드사까지 대행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는 눈치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관계자는 "현재 250만개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곳은 밴사가 아닌 밴사로부터 위탁을 받은 밴 대리점"이라며 "이들은 대부분 직원 2~3명을 둔 영세업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밴 대리점 전체 수익의 60%가량이 매입 청구서비스 대행업무를 통해 발생한다. 그런데 카드사들이 이 서비스를 중단하면 당장 도산 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입 청구서비스 중단으로 절감된 비용도 결국 가맹점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맹점이 밴 대리점으로부터 카드단말기를 구입할 때 표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대형가맹점이나 이용건수가 많은 가맹점에는 대리점 측에서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애프터서비스(A/S)나 관리비용 역시 사실상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밴 대리점의 수익이 저하되면 카드단말기 비용이 현실화되고 각종 A/S 및 관리비용을 가맹점에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 이후 카드사의 연간 손실은 9000억원에 달하며 고객들도 부가서비스 축소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밴 수수료는 아직까지 과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시기"라고 답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