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땡땡땡'. 고전 속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허겁지겁 궁을 빠져나간다. 드레스가 누더기 옷으로 돌아오고, 마차는 호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어린이 경제서적인 <부자가 된 신데렐라, 거지가 된 백설공주>는 이러한 신데렐라의 얘기를 유쾌하게 뒤집는다.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드레스와 구두를 직접 구입하는 당당한 신데렐라가 등장하는 것이다.
현대판 신데렐라처럼 자녀를 이렇게 똑 부러지는 '미래의 부자'로 키우고 싶다면, 5월 가정의 달을 지혜롭게 활용해보자. 장난감이나 인형 등 흔한 선물보다는 저축하는 기쁨을 가르쳐주는 금융상품을 통해 '우리아이 부자 만들기'의 첫발을 떼 보자.
◆ 돈 밝히는 아이? 돈에 밝은 아이!
재무설계회사인 에듀머니의 제윤경 대표는 저서 <돈에 밝은 아이>를 통해 "시험성적보다 우리 아이 경제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뜻한 경제교육이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힘이 된다는 믿음에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돈 얘기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특히나 어려서부터 돈 얘기를 하면 "잔망스럽다"고 치부하던 탓에 성인이 되어서도 재무관리의 개념이 부족한 이들이 적지 않다.
금융전문가들은 가계부채와 채무불이행(구 신용불량) 문제가 사회 화두가 된 것은 단지 경기가 어렵기 때문만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위기를 피해갈 수 있는 체계적인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 데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올바른 금융교육은 돈에 대한 건전한 태도와 습관을 들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저축습관을 통해서 성실함과 인내심을 배울 수 있고, 현명한 소비습관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자녀 경제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다. 이때는 자기 명의의 예·적금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 경제교육의 효과가 크다.
어려운 재테크의 개념보다는 단순히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경험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용돈관리 습관을 배운다면 금상첨화다. 스스로 관리하고 불려 나가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의 '미래 부자 지수'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올바른 경제교육은 어려서부터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꾸준히 관리해 목표를 이루는 것을 훈련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 꼭 써야하는 교육비는 '적금'에
지난 12월에 엄마가 된 직장인 최모씨(32)는 아이를 위한 통장에 가입하려고 한다. 지난 3월부터 국가에서 지급하는 양육수당 20만원을 아이 교육비용으로 저축해주고 싶어서다. 최씨는 "요즘은 영어유치원 등 어려서부터 교육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하니 지금부터 조금씩 교육비 마련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비는 우리나라 대다수 가정의 가장 큰 부담 요인 중 하나다.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 교육비, 중·고등학교 개인교습비, 대학 등록금 등 끝없이 이어지는 교육비 부담이 부모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서울시가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청 등의 자료를 분석한 '서울 교육분야 주요 변화 및 시민 교육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초·중·고교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육비 부담은 가중되는 양상이다. 초등학생은 31만8000원, 중학생은 46만8000원, 특수목적고를 제외한 일반고교생은 60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육비 부담 앞에서 부모들은 한없이 작아진다.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30세 이상 부모 가운데 76.4%는 공교육과 사교육을 포함한 자녀 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67.2%가 학원비 등 보충교육비, 29.7%가 학교납입금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은 곳에서 자녀 교육비를 마냥 아낄 수는 없는 법. 조금이라도 부담을 낮추려면 자녀의 교육비 만들기 프로젝트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래에는 자녀 금융상품으로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투자형 상품이 주로 권유되는 추세다. 그러나 '아이의 종자돈 만큼은 절대 원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라면 어린이적금과 같은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알맞다. 다만 확정금리형 상품은 앞으로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이 미미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코앞의 교육비 마련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전한 적금 활용이 권장된다. 교육비는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꼭 써야하는 돈이기 때문에 5년 이내에 교육비 마련을 목적으로 한다면 무리한 투자 대신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중은행의 자녀통장은 건강보험 무료 가입과 온라인 교육사이트 이용 등의 교육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유용하다. 따라서 평소 유료로 이용해왔거나 이용하고픈 교육기관과 제휴돼 있는지, 보험혜택은 얼마나 튼실한지 등을 짚어보는 것이 좋다. 예·적금 통장이니만큼 금리 비교는 기본이다.
송승용 이사는 "자녀의 예·적금 통장을 고를 때 부가서비스보다 금리를 중시한다면 스마트폰 금융상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