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 20.01%→ -0.22%'. 일본펀드의 최근 수익률 변화다. 5월29일 기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일본펀드의 최근 6개월, 3개월, 1주일 평균수익률이다.
이렇게 일본증시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일본 관련 투자전략을 변경해야 하는 건 아닌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져간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일본증시가 요동치면서 글로벌시장의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일본펀드 '빨간불', 투자·환매는 '일단 멈춤'
아베노믹스 역풍이 불어오는 것일까.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일본증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3년 만에 일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가 하면, 일본 국채금리가 주중 1%선까지 급등하는 등 일본 금융시장의 동요가 심상치않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3분의 1 이상"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간 독보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증권사 창구로 고객들의 환매 문의가 늘고 있다. 본격적인 추락이 오기 전에 발을 빼야하는 것인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락에 놀라 서둘러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부 팀장은 "일본증시가 휘청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큰 출렁임이 있을 때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이 그간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인지, 추세 전환인지 주시하며 투자비중을 조절하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일본증시의 조정은 국채금리의 급등 및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부작용 우려가 주요 원인인데, 아베 정부가 그런 부작용을 예측 못하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추진한 것이 아니기에 섣불리 투자전략을 변경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일본증시의 조정은 상승에서 하락으로 넘어가는 추세전환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고, 설혹 추세가 바뀐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되는 7월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7월이 돼 상반기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일본증시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지만, '돈 풀기'가 재정건전성만 악화시켰다는 평이 나오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증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려한 과거'처럼 눈부신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데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펀드는 연초 후 30.65%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전 유형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국내주식형펀드(-0.04%)와도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본펀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신규투자를 고려할 경우 저가매수 차원에서 성급히 뛰어들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상승했던 분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이전과 같은 급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신규 투자는 펀드보다는 실시간 대응이 용이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석 팀장도 "단기적으로 10% 이내 수익을 기대한다면 신규 일본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지만, 증시 하락을 기회로 삼아 큰돈을 한번에 움직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일본으로 몰렸던 글로벌자금, 다음 목적지는?
'잘 나가던' 일본펀드에 제동이 걸리면서 글로벌시장의 새로운 기대주 찾기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국가를 곁눈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5월29일 기준 해외펀드 자금 유출입현황을 보면 최근 1개월간 일본펀드(804억원)를 제외하면 신흥아시아펀드(457억원)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펀드전문가들은 하반기 경제지표 개선이 기대되는 국가 위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춘하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지수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하반기에는 가시화되는 경제지표 개선을 기대할 만하고, 번갈아가면서 수익률이 오르는 양상을 보이는 동남아국가들을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2000' 재탈환에 성공한 국내 증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으로 몰렸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로 향할 것인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일본이 엔저정책의 속도조절에 나서면 우리나라의 증시 회복을 짓누르던 악재 요인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증시 조정에 따른 외국계 자금의 재유입, 엔저 속도조절 신호 등이 한국증시 악재들의 완화 신호로 해석된다"며 "일본경제의 회복과 함께 나타나는 엔화 약세 속도 조절은 한국시장에 중립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 내 급격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