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미국 현지시각).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 선수(25)가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서보낵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시즌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이다. 지금까지 LPGA에서 한시즌에 메이저대회 3연승을 기록한 것은 1960년 베이브 저하리어스(미국)가 유일했다. 그런데 박인비가 63년만에 그 기록을 다시 세운 것이다. 전대미문의 시즌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둔 박인비. 이제 그는 전세계 골프팬들의 사랑을 받는 자랑스러운 인물로 우뚝 섰다.
 
이와 같은 박인비의 활약에 활짝 웃는 곳은 또 있다. 후원사인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박인비 덕분에 천문학적인 마케팅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인비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마다 유니폼과 모자 등에 새겨진 KB금융 로고가 전세계로 전송된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김진영 KB금융 홍보부 팀장은 "박인비 선수의 마케팅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면서 "굳이 산술적으로 따져본다면 국내에서 수백억원, 해외에서는 천문학적인 홍보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KB금융이 박인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애국심의 발로였다. 세계 정상자리를 차지하다가 슬럼프에 빠진 박인비는 최근 2년간 후원사 부재로 외국기업의 로고를 달고 골프대회에 나갔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기업들이 후원을 외면한 것.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KB금융은 지난해 한일 여자국가대항전 때부터 박인비를 유심히 지켜봤다. KB금융은 당시 세계여자프로골프 랭킹 1위인 한국인 선수가 외국기업로고를 달고 골프경기를 펼치는 것이 국익에 반하고 개인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올해 초 본격적으로 그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검증을 마친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력과 인성, 정신력 등 말 그대로 빠지는 게 없었다. KB금융은 주저하지 않고 올해 5월 초 박인비와 후원계약을 맺었다.
 
흥미로운 점은 계약기간이다. 일반 골퍼들의 평균 계약기간은 3년 안팎이다. 그러나 박인비의 경우 '2016 리우데자네이르올림픽' 이후 까지 KB금융이 후원사로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인성이 좋고 멘탈이 강해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KB금융의 예상은 적중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KB금융과 박인비 선수의 만남은 양측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냈다. 박인비는 후원기업이 생기자 마음의 안정을 찾고 3연속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KB금융은 "KB금융과 함께하면 성공한다"는 홍보전략을 전 세계에 퍼트릴 수 있게 됐다.
 
김진영 팀장은 "박인비 선수가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면서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