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찍고 유로존으로 턴?
각종 지표 개선에 "투자 고려할 때"… 펀드·ELS 추천

유로존을 감싸고 있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 유로존은 2010년 그리스를 시발점으로 재정위기가 발발한 이후 햇수로 4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급기야 제2의 금융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신흥국을 대신할 투자처로 유로존이 거론되기도 한다.

유로존 17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직전분기 대비 0.3% 증가하며 7분기 만에 플러스성장을 이뤄냈다.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출한 것이다. 지난 8월 유로존 제조업 PMI도 51.3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PMI가 52로 전월 50.7보다 크게 개선되며 유로존 제조업 PMI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처럼 독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시킨 점이 유로존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황문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이후에나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던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독일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한 분기 빨리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시장에서 독일을 일컬어 유로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경기회복 신호는 여타 회원국의 최근 경제상황에서도 알 수 있다. 스페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직전분기 대비 -0.1%를 보인데 이어 이탈리아 역시 –0.2%를 기록했다.

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각각 직전분기 대비 -0.5%, -0.6%였던 점과 비교해보면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여전히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위축 속도가 상당부분 둔화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경기회복은 바로 시장의 관심으로 나타났다. 8월에 들어서며 유럽펀드의 자금유입이 확대된 것. 신영증권에 따르면 유럽펀드잔고는 지난 8월8일에서 21일까지 338억원 늘어났다. 

노상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채권보다는 주식을 선호하는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유럽 역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NH농협증권 WM전략파트 상품전략팀장도 "신흥국에서 나온 자금이 선진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유럽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지금이 유럽 투자를 고려해봐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펀드로 간접투자, ELS로 유럽지수에 투자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유럽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난 9월2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유럽주식형펀드는 총 26개로, 연초 이후 10.41%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액티브주식형중소형(3.86%), 액티브주식배당(4.76%)과 비교할 경우 두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개별 펀드로는 프랭클린자산운용의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가 연초 이후 16.57%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종류C 5'와 '피델리티유럽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도 각각 14.32%, 12.85%의 수익률을 올렸다.

유럽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도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200과 유로스톡스(EUROSTOXX)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선보였다. 유로스톡스50은 프랑스, 독일 등 유로존 12개 국가의 블루칩 50개 기업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유럽 대표지수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도 유로스톡스50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사 사이에서 유로스톡스50을 추종하는 상품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건 그만큼 유로존 경기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한다.

배성민 대신증권 상품전략부 팀장은 "ELS라는 상품 특성상 유로주식이 크게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인 만큼 현재 유로존 상황을 고려할 경우 투자매력이 높다"며 "유로존에서 다시 재정위기가 발생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주식이 급격하게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충분히 기대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학·정유, 유럽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 기대

ETF를 이용해 유럽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국내에는 유럽에 투자하는 ETF가 상장돼 있지 않다. 따라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ETF거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직접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ETF는 해당국가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별기업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성민 팀장은 "해외ETF에 투자할 때는 지수 추종 오차와 거래량을 확인한 후 투자할 국가를 선택해야 한다"며 "현재 유로존에서는 동유럽보다는 서유럽국가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중에서도 독일과 유럽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해외ETF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유럽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유럽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국내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의 경우 유럽지역의 경기회복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주가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부품, 정유, 화학 등이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개선이 원유 수요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정유, 화학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석유화학업체들이 아시아지역의 업황 둔화를 유럽,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 확대로 극복하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유럽의 경기회복이 향후에도 석유화학업종의 실적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