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추석 연휴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시기. 세계시장의 눈과 귀는 미국에 집중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Quantitative Easing Tapering, 이하 테이퍼링) 발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표는 없었다.
테이퍼링이 없는 것이 오히려 서프라이즈라 칭해질 정도로 시장의 예상과는 달랐다.
당초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썩 나쁘지 않은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후임 의장 인사가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중으로는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서두를 것으로 전망됐다(벤 버냉키 FRB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만료).
여기에 연말이 다가오면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미국 최대의 세일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소비심리 위축을 막기 위해 일찍 시작할 것이라는 속내였다.
그러나 9월의 테이퍼링은 결국 무산됐다. 그리고 9월의 가장 큰 이벤트였던 테이퍼링이 FOMC에서 무산된 이후 주요 신흥국 증시와 환율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으며, 달러화 약세 기대가 반감되며 주요 상품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양적완화의 유지 결정으로 인해 신흥국의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추석 연휴에 있었던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변화는 일단은 중립적으로 판단한다"면서 "이제는 펀더멘탈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 이코노미스트는 "FOMC의 예상을 벗어난 결정이나 최근 소재, 산업재의 선전은 모두 미국 및 중국, 유럽의 경기에 대한 판단을 기반으로 한다"며 "관성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지만 현 시점부터는 펀더멘탈에 대한 관심이 점차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까지 유동성의 힘(외국인)으로 증시가 올랐다면 이제는 가치(펀더멘탈) 위주로 시장의 흐름이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FOMC 이후의 코스피는 21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머징시장 전반에 대한 매수세의 유입은 국내 증시의 수급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며, 달러화의 약세와 원화의 강세로 인해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박 애널리스트는 "대형 경기 민감주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소재와 산업재의 경우 섹터 내 세컨드 티어로 매수세가 확산될 전망이며, IT와 자동차의 경우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동성 랠리가 연장됨에 따라 은행과 증권 등의 금융주에 대한 수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