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또 부동산정책을 내놓고 '땜질'에 여념이 없다. 이제 국민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불신을 넘어 반감을 갖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이명박 정부 때 23번이나 부동산대책을 쏟아내고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한 데다 출범 1주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도 과거 정부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는 건설·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4월1일과 8월28일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두번 모두 내용을 바꾸거나 시행하기도 전에 없던 일로 번복했다.

그사이 부동산시장은 안정은커녕 끝 모를 바닥으로 하염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겨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심리와 더 이상은 떨어질 곳이 없다는 바닥론이 교차하며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정부가 사고(?)를 쳤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와 동시에 부동산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임대소득자에게 '세금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월세 또는 반전세 집주인들이 전세로 돌리겠다고 나서는 등 시장의 동요가 커진 것이다.

이 상태로 둔다면 정부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는 것은 물론, 정책을 통해 지원하려던 계층이 되레 '바가지'를 쓰게 되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정부는 또다시 부랴부랴 방향을 선회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내놓은 부동산정책인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긴급 보수해 발표했다. 2주택 보유자로 월세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해 물리기로 한 세금을 2년 유예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월세임대소득자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전세임대소득자(2주택 보유자)에게도 2년 후부터 과세할 방침임을 밝혔다.

상대적으로 돈이 있는 임대소득자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부랴부랴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월세 세입자에 대한 보완책은 없었다. 급기야 영세한 임대소득자의 경우 '과거'(과거 3년치 소득세 납부 여부)를 묻지 않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유화책'까지 내놓았다. 설익은 정책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이 같은 땜질 투성이 졸속정책으로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 내놓지 않느니만 못하다. 모든 정책은 시장에 미칠 파장 등을 다각도로 연구해 치밀하게 내놓아야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물며 역대 정권들이 지속적으로 실패했던 주택정책을 발표하면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언제쯤 우리들은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를 수 있게 될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