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뜨겁다. '10~30% 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등을 내세우던 기존 경쟁방식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반값 이벤트' '50만원 돌려주기 행사' 등 할인폭을 확대하고 나선 것.

특히 침대시장에서의 할인전이 치열하다. 주로 수납장, 책상, 식탁 등을 판매하던 일반 가구업체들까지 잇따라 침대시장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할인 혜택이 고수익 매출과 직결되는 침대시장 특성상 이 같은 이벤트가 곧 생존 전략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리바트 침실세트 브렌다 /사진=리바트
◆ 달아오른 '잠자리 전쟁'

학생용 가구가 주력제품인 현대리바트는 지난 4월 뒤늦게 침대 전쟁에 가세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구색 갖추기' 차원으로 외부 업체에서 사온 매트리스를 침대 틀에 넣어 판매해왔으나, 지난달 17일 자체 매트리스 브랜드인 ‘엔슬립’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스프링에어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엔슬립은 높낮이가 다른 포켓 스프링 2종을 몸의 곡선에 따라 설치해 매트리스가 몸무게를 분산·지지하는 '멀티 레벨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리바트는 엔슬립을 내세워 침대시장에서 올해 매출 200억원, 3년 내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위해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높은 인지도와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침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컴포트아이’라는 브랜드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가 20~30여년간 평정해 온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이스와 기술 제휴를 했던 스위스 레멕스사와 손을 잡고 매트리스용 스프링을 개발,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컴포트아이’는 사람의 몸이 곡선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해 매트리스 전체를 7개 구역으로 나눠 부위별로 알맞은 지지력으로 몸을 받쳐 수면시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게 한샘 측이 밝힌 경쟁포인트.

2011년 침대시장에 진출한 이후 한샘은 지속적인 가격할인 정책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동일 사양의 타사 제품에 비해 최소 20% 이상 저렴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 것. 이 같은 전략으로 한샘은 월 2000개에 불과하던 매출 규모가 3년 만인 지난해말 월 5000개까지 불어났다. 자연스레 한샘의 시장 점유율도 뛰어 에이스와 시몬스의 뒤를 이어 3위 자리까지 꿰찼다.

인테리어 전문기업 까사미아도 지난해 ‘드림’이라는 매트리스를 개발해 침대 시장에 발을 들였다. 드림은 스프링 위에 천연 라텍스, 코코넛 섬유 등을 올려 탄성을 높인 게 강점. 이 회사는 19만원대 보급형부터 160만원짜리 고급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해외업체의 가세도 침대시장 과열경쟁을 부추겼다. 국내 진출 이후 10여년간 매출 100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글로벌 1위 침대 브랜드 씰리침대도 최근 전열을 재정비했다. 씰리침대는 지난 3월 스프링과 메모리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트리스’를 내놓고 중가부터 고가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이밖에 스웨덴 침대 매트리스 브랜드 헤스텐스가 지난 2월 국내에 진출했고 미국 브랜드 비본과 에르고모션 역시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다.

◆ 너도나도 '통큰 마케팅'

침대 경쟁이 이처럼 치열해짐에 따라 가구업계는 앞다퉈 가격 할인 정책을 내걸고 있다. 한샘은 5월 특수를 맞아 매트리스와 침대를 한꺼번에 사면 48만원짜리 침대 프레임을 덤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폴린(애쉬)은 58만원 할인된 10만원에, 로맨틱 화이트 스타일의 ‘엘레나’ 침대도 무려 72만원이나 할인된 10만원에 살 수 있다. 여기에 한샘제휴카드로 매트리스와 침대를 구매하면 다른 침대도 최대 15만원을 추가로 아낄 수 있도록 했다. 침대세트 구매 시 화장대, 협탁, 서랍장 등 침실 단품도 최대 20% 할인해준다.

현대리바트도 판촉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달까지 매트리스를 사면 프레임을 1만원에 주는 마케팅을 벌인데 이어 이달에는 현금을 캐시백으로 돌려주고 있다. ‘엔슬립 매트리스’ 출시기념으로 침대와 매트리스를 함께 구매하면 최대 50만원 캐쉬백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바이오9+, 헤리티지, 플래젠트와 같은 기존의 매트리스도 특가로 판매 중이다.

까사미아도 '통큰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3월 첫 선을 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끈 ‘침대 프레임 반값 할인’ 이벤트를 5월 말까지 연장하며 달아오른 시장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매트리스 브랜드인 드림 매트리스와 밀튼, 그린랜드, 카라, 허드슨 등 인기 침대 프레임 4가지 중 하나를 함께 구매할 경우 까사미아 침대 프레임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게 주요 전략이다.

후발 주자들의 거센 도전에 맞서 에이스와 시몬스 등 기존 선도 업체들도 시장 수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형제기업인 에이스와 시몬스 침대가 내세운 것은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

에이스침대는 최근 하이브리드Z 스프링을 넣은 ‘뉴 하이브리드 테크 시리즈’를 새로 선보였다. 피부 압력을 분산시키는 독립형 스프링과 신체를 탄력 있게 받쳐주는 연결형 스프링의 장점을 합친 제품이다. 신소재와 신기술을 채택하면서도 가격을 120만원 정도로 기존 동급 제품보다 30% 정도 낮춰 출시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연구·개발 비용만 100억원을 들였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독일 등 14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승패를 겨루겠다"고 밝혔다.

◆ 이유있는 '침대시장 올인'

그렇다면 사실상 과점상태였던 침대시장이 최근 들어 멀티 경쟁구도로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가구업체들의 성장성·수익성과 관계가 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침대의 핵심부분인 매트리스의 제조·판매 이익률은 부엌가구, 인테리어 제품 등에 비해 5~6배 높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침대 매트리스 교환 주기가 과거 10년에서 요즘은 6~7년 정도로 짧아진 것 역시 침대 시장의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침대가 가구업계의 마지막 저경쟁 시장이자 고수익성 시장인 것은 틀림없다”며 “최근 가구업체들이 침대상품에 대한 대폭 할인행사를 많이 하는 것도, 바꿔말하면 침대의 마진율이 높아 업체들이 많이 깎아줘도 이익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