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 /사진제공=서울시
# 대기업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오성호씨(32)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셰어하우스에 산다. 5층 규모의 원룸 37개로 구성된 곳이다. 오씨가 쓰는 13㎡ 규모의 방은 침대와 책상, 드럼세탁기, 냉장고가 갖춰져 있다. 공용공간에는 입주자 전용 부엌과 서가가 있고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해결할 수도 있다. 미혼인 오씨는 일이 없는 주말이면 외롭고 쓸쓸했는데 입주민 공용공간인 카페에서 다른 입주자들과 어울리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곤 한다.

# 은퇴를 앞둔 김민호씨(58). 홍대 주변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대지면적 231㎡ 4층 규모 (19호실)의 셰어하우스를 14억원에 매입(대출 4억), 위탁 관리해 현재 월 1000만원가량(평균객실율 75%)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셰어하우스는 그 자리에 있던 단독주택을 2억원에 사들여 주방과 휴게공간까지 갖춘 최신식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전문업체에서 위탁 관리까지 대행해준다.

전월세 대란이 계속되면서 집을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가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에게 주목받고 있다. 싱글족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은 공간을 독점하는 만족을 얻는 대신 좁은 공간, 부족한 살림살이, 더 많은 집안일, 외로움 같은 부담을 져야 한다. 반면 셰어하우스는 '가족이 아닌 타인과 주거를 공유하는 것'으로 혼자 살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고, '더불어 살아도 독립적이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를 잘 보여준다.

◇혼자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삶

셰어하우스는 거실, 부엌, 화장실 등 공동공간을 함께 쓰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공용룸에서 식사와 취미생활을 공동으로 하고 개인생활을 하고 싶을 때는 각자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형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선 보편적인 주거방식이다. 국내에는 지난 2011년 서울 연희동 셰어하우스라는 명칭으로 처음 소개됐다.

셰어하우스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뛰어든 기업도 늘었다. 셰어하우스 전문업체 보더리스하우스가 강남, 마포, 홍대, 고려대 등 서울 도심 여러곳으로 확장하고 있고, 사회적기업인 우주 등이 연달아 문을 열었다. 이 업체들은 1년 만에 지점을 각각 10개 가까이 늘렸다. 올해도 셰어하우스 몇곳의 오픈이 예상된다.

서울시내 셰어하우스의 방값은 보증금 50만~100만원 이하에 월세 40만~60만원(1~2인실 기준) 수준으로 1개월부터 계약이 가능하다. 일부 셰어하우스 운영자는 입주민들과 원활한 소통과 화합을 위해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을 따지고, 20~30대 미혼남녀 중 면접을 통해 신중히 입주자를 뽑는다.

셰어하우스 열풍은 아파트에도 불고 있다. 입주민은 적은 비용으로 아파트처럼 편리한 주거시설에 살 수 있고, 집주인은 임대료를 여러명에게 받을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활용한 셰어하우스는 임대사업자가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해 원하는 입주자에게 낮은 보증금으로 재임대한다. 세입자를 2명 이상 받아서 집을 함께 쓰게 하고 침실은 개인이 쓰되 거실, 부엌, 화장실은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셰어하우스 아파트의 장점은 낮은 보증금과 쾌적한 생활환경에 있다.

◇보증금 낮춰 수익률 높은 편

셰어아파트로 활용되는 서울 마포구 A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0㎡의 월세 시세는 보증금 5000만~1억원에 임대료 130만~150만원이다. 보증금 5000만원을 5명이 분담하면 1인당 1000만원이지만 셰어하우스업체를 이용해 보증금을 낮췄다. 보증금을 50만원으로 고정해 입주자 부담을 대폭 줄인 것.

집주인 입장에서도 셰어하우스업체에 임대한 것이므로 각 방의 전구갈기나 화장실 변기수리와 같은 간단한 일은 업체가 대신 처리해준다. 업체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보증금이 낮기 때문에 월 수익률이 제법 높은 편이다. 셰어하우스를 이용하는 임차인의 경우 해당 사업이 대부분 전전세 형태기 때문에 집주인의 동의를 받고 정식 계약을 한 셰어하우스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공급과잉상태인 도시형과 다세대주택에서 벗어나 셰어하우스와 같은 특화된 주택이 소규모주택사업자 입장에서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카페와 독서실 등 공용룸까지 만들다보면 사업시행자로서는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셰어하우스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입주민의 공용공간을 층수산정과 용적률에서 과감히 빼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건축주 입장에서는 도시형주택이나 다세대처럼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