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서울과 인근 광역시를 오가는 광역버스의 입석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따라 광역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승객들은 출근시간 정류소에서 발이 묶인 채 오도가도 못하는 진풍경을 연출해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16일부터 광역버스 입석금지가 시행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가는 차량의 승객은 모두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시행 첫날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정류소에서 출근시간은 다가오는데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줄을 바라보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한 경기도 성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투입된 전세버스가 제 때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등 차질도 빚어졌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광역버스 입석금지에 대한 피해사례와 불만의 글이 쇄도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김모씨는 “광역버스 입석금지 제도 시행 첫날 버스정류소는 그야말로 헬게이트였다”며 “각 정거장마다 버스만 보면 사람들이 좀비마냥 다가오는데 만석의 버스 문은 열리지 않고 정부의 무리한 탁상행정으로 인해 서민들만 피해를 입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경기도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정모씨 역시 “출퇴근 시간 광역버스 집중 배차를 통해 배차 간격을 줄인다고 들었지만 배차간격이 줄기는커녕 눈 앞에서 세대의 버스가 그냥 지나쳐갔다”며 “이로 인해 결국 오늘 회사에 30분 가량 지각했다”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중간 지역 정류장에서 승차하는 시민들은 자리가 없어 버스를 아예 타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던 걸로 전해졌다. 이처럼 혼란이 잇따르자 경기도는 오전 8시부터 사실상 입석금지 조치를 풀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같은 혼선에 대비해 광역버스 시행금지 첫날 다양한 대안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수도권을 오가는 노선에 직행 버스 188대를 새로 투입했다. 서울방면 158대, 인천방면 2대, 도내 28대 등이다. 이 중 63대는 노선 조정을 통해 증차했으며 7대는 예비 차량을 동원했다.
그러나 대중교통 전문가들은 버스 증차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실효성을 지적했다.
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 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및 환승체계 개편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증차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