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전북)금융지주에 합병된 광주은행이 지역 내 행정기관 금고를 시중은행에 내주며, 텃밭지키기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18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시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으로 일반회계관리(제1금고)는 NH농협은행을, 특별회계 및 기금관리(제2금고)는 하나은행이 각각 선정됐다.
시는 최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제안서를 제출한 4개 은행(국민·하나·광주·농협)을 상대로 금고지정 평가자료 안건심의 및 제안서 평가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
농협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당시 행사 성공을 위한 음악회 등 30억원 가량을 지원한 것을 비롯, 매년 인재육성 장학기금, 독거노인과 농촌 소득 증대를 위한 지원 등 지역사회 기여도가 이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2금고를 거머쥔 하나은행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순천시 1금고는 농협이 맡고, 2금고는 2006년부터 9년간 시금고를 맡아온 광주은행이 선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정원박람회 후원금 9억60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해 지역 대학장학금, 정원박람회 홍보, 순천만첨성대조형물 기증, 어린이집 신축 등 3년에 걸쳐 협력사업 명목으로 27억여원의 돈 보따리를 풀면서 공을 들여왔다.
광주시와 전남 22개 지자체 시·군금고의 철옹성을 구축한 농협과 광주은행의 양강 구도가 깨진 것이다.
현재 전남도와 도내 22개 지자체 시·군금고 현황을 보면 농협이 22개 시·군 금고를 모두 맡고 있고, 광주은행은 2금고 이상 체제의 15개 시·군을 맡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하나은행이 광주은행을 누르고 순천시 금고로 선정된 것을 신호탄으로 향후 광주·전남지역 행정기관 등의 금고 운영에 시중은행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JB금융지주에 인수된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의 색채가 벌써부터 옅어지는 것 아니냐 것이다.
여기에 JB금융지주와 한솥밥을 먹게되면서 광주은행이 그동안 지역에서 누려온 프리미엄이 축소됐고, 그틈을 비집고 텅지가 큰 시중은행이 들어올 수 있는 금융환경이 형성됐다.
물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어떻게 운영하는 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JB금융지주가 힘을 실어줄 경우 시중은행의 시·도금고 진출은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달 광주은행의 JB금융 편입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JB금융지주가 지역민의 자부심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인 인수합병 논리를 편다면 향후 시민들의 판단에 따라 광주은행의 시금고 지정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