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파생금융상품으로 얻은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증권가에서는 “증시활성화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가뜩이나 위축된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파생상품 양도차익, 내년부터 세금 물린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나성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해당 개정안에는 파생상품 거래 양도차익에 대해 기본세율은 20%로 하되, 상하 10%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개정안 등에 따르면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제공하며 연 1회 확정 신고 납부하도록 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자는 분기 종료일의 다음달 말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고객의 거래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양도소득세의 구체적인 과세대상과 방법 등은 내년 시행령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단 업계에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직접 투자만 과세하고 펀드·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주식워런트증권(ELW) 등 간접투자상품은 제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금융투자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거래는 물론 기관과 외국인 모두 거래량이 현 수준보다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어느 정도 감소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거래탄력성’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거래량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영향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투자거래의 경우 1회전당 목표수익이 고정돼 있다면 양도소득세에 따른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거래량이 감소할 경우 유동성이 축소돼 거래비용이 증가할 경우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거래량도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정안 시행 시) 개인 중심으로 거래량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관은 법인세, 외국인은 조세특례법으로 양도차익 과세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개인에게만 부담이 집중된다는 설명이다. 단 그는 외국인 매매동향과 관련 “매매는 위축될 것으로 보이나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거래 감소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는 “개인과 외국인의 투기 매매 위축에 따라 가뜩이나 줄어든 차익거래 기회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시차를 두고 바스켓·ETF(상장지수펀드) 차익거래가 줄어들면서 파생상품 거래량이 추가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량 축소 불가피…세수 효과 '글쎄'
개정안 시행으로 얻을 수 있는 세수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양도소득세 도입 후 거래량이 감소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세수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투자자의 행태 변화가 없다는 가정 하에 양도소득세율을 10%로 산정하고 세수를 계산하면 약 368억~48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20%로 가정하면 세수 규모는 2배가 늘어난 약 735억~960억원 규모다.
연구원 측은 “세율 부담이 커질수록 거래량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최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한 “개인의 경우 이익보다 손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손실공제를 허용할 경우 시세효과는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