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삶 속 다양한 분야에서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편리성이 강조됨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핀테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16일 열린 공식 취임식에서 “핀테크라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야 우리 금융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며 핀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핀테크란 IT기술을 토대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모바일을 통한 결제·송금·자산관리·크라우드펀딩 등 금융과 IT가 융합된 산업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관련 업종 진입문턱을 낮추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그러나 앞으로 핀테크산업이 성장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터넷은행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핀테크 열풍 1년, 바뀐 점은?

핀테크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중국인이 ‘천송이 코트’를 구입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동안 핀테크 관련 정책은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미래부·금융위·산업부 등 10개 부처와 쇼핑몰·카드·PG 등 관련업계, 공공기관 등 25명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전자상거래 규제개선 테스크포스(TF)’를 설치, 공인인증서 폐지 등 규제개선에 적극 나섰다. 이를 통해 온라인쇼핑몰 회원가입 시 휴대폰인증·아이핀 등의 본인 확인절차를 폐지했고 결제 시 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 인증 관행도 해소했다.

가장 큰 특징은 아이디(ID), 패스워드(PW) 입력만으로 카드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서비스가 도입된 점이다. 금융당국은 온라인결제 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각 카드사에 간편결제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지시했고 카드사는 원클릭 결제시스템을 만들었다.
그간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결제과정을 번거롭게 했던 보안프로그램 액티브X(Active-X)도 지난 3월 말 폐지했다. 이에 따라 10대 쇼핑몰의 액티브X 이용이 지난해 말 이후 4개월 만에 233개에서 91개로 60% 감소했다. 다만 액티브X의 대체프로그램으로 ‘exe’ 방식의 보안프로그램이 도입돼 사실상 ‘반쪽짜리 대체카드’라는 논란도 일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모바일 단독카드 발급도 허용했다. 모바일 단독카드란 실물(플라스틱)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에 발급받아 신용카드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를 일컫는다.

모바일카드는 명의도용 사건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발급과정에서 최소 2단계 이상의 본인확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선 공인인증서와 ARS 또는 휴대전화 인증, 아이핀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 여부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각 카드사 내부기준에 따른 심사를 거친 뒤 ▲신청인 본인 여부 재확인 ▲모바일카드를 발급받을 스마트폰 단말기의 본인 소유 여부 확인 등의 과정을 통해 모바일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키워드는 ‘은산분리’

지금까지의 핀테크정책은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앞으로 성장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터넷은행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비대면 본인 확인’ 방식을 허용해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금융거래가 가능토록 했다. 이 경우 금융사 입장에서는 온라인채널을 통한 마케팅이 보다 수월해진다.

금융위는 오는 6월 중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조기출현을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에게 기존 금융회사 대비 높은 예금이자와 저렴한 대출금리상품을 마련해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인터넷은행 도입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로 꼽힌다. 현재 은행법상 은산분리 규정(은행법 제16조제2항)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만약 이 규정이 유지될 경우 기존 은행에 한해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출범한다 하더라도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우선 일반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6월 중 발표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통해 은산분리 관련 부분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법에 단서조항을 둬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이를 예외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IT기업에 한해 인터넷은행을 세울 수 있도록 4%로 묶어둔 한도를 30% 내외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사간 이상거래정보 공유 이뤄질 듯

본격적인 핀테크시대가 열림에 따라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핀테크는 편리함이 강조되는 대신 보안에 취약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한 금융사 간 의심거래 정보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린 금융보안원장은 지난 5월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통합관제시스템의 일환으로 FDS를 구축한 금융회사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혹은 비금융권에서 부정사용방지시스템으로 불리는 FDS는 전자금융거래에서 의심스러운 패턴의 거래를 탐지해 차단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올 3월 말 기준 은행 등 27개 금융회사가 FDS를 구축했고 연말까지 32개 금융회사가 구축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현재 국내 금융회사 중 카드사가 높은 수준의 FDS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공유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기대되는 핀테크 정책

금융당국은 오는 9월 중 빅데이터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연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해 투자자금 모집을 활성화하고 오는 12월에는 금융소비자가 편하게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보험 슈퍼마켓’을 도입할 계획이다. 온라인보험 슈퍼마켓 대상상품은 인터넷전용, 방카슈랑스상품, 실손의료보험 등으로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통합 사이트를 운영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