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vs 10분.
전라남도의 언론보도 반응속도다. 참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자의 닷새는 전남도가 전임 도지사 시절의 실적이 합산된 수 천억 원대의 뻥튀기 외자유치 실적 보도자료를 내, 마치 현 지사의 치적처럼 홍보했다가 문제가 되자 직원 실수를 들먹이며 해명자료 배포까지 걸린 시간이다.
후자의 반응 속도 10분은 이낙연 지사의 간부회의 발언을 <머니위크>가 기사화해 출고한 기사의 제목이 눈에 거슬린다며 전남도가 항의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본보 26일자 <이낙연 전남지사, "직원들 왜 이렇게 됐을까" 질타> 제하의 기사가 이날 오후 4시 15분 출고됐고 정확히 10분 후 기자의 휴대전화로 전남도 오 모 비서실장이 "'직원들 왜 이렇게 됐을까'하면 직원들이 무엇인가 잘못했던 것 같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업무를 하면서 '왜' 라는 의문을 던지라는 뜻이죠"라며 제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직원들이 업무파악 부족으로 제대로 답변을 못한 것에 대해 이낙연 지사가 이 같이 표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오 실장은 "전체적인 맥락은 그렇게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에~에~에~에~ 제가 생각이 짧은 모양입니다. 죄송스럽고요…"라며 마지못해 비꼬는 듯 한 말투로 대답했다.
10여분 후에 다시 전화를 통해 오 실장은 "제가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대변인이 해야 하는데 제가 마음이 급해서 전화를 드렸고… 기사 써줬던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제가 생각이 좀 짧았던 것 같습니다"며 황급히 사과했다.
이낙연 지사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끊임 없이 ‘왜’에 대한 답을 찾으면 자신의 업무를 잘 파악할 수 있고, 지사에게 아닌 것은 ‘아니오’라고 말하면 오히려 고맙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왜’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추진할 수 있다”며 직원들의 업무파악을 독려하는 쓴소리를 했다.
이 지사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 'NO'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직원들이 업무파악은 물론 창의적인 생각을 더해 행정에 임할 것을 독려한 것으로 들린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수 천억 원대의 뻥튀기 외자유치 실적 보도자료를 내 빈축을 샀다. 이낙연 전남지사와 주철현 여수시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다니엘 페라리 CEO 등이 자리한 가운데 지난 1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베르살리스와 여수산단에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6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전남도는 최근 밝혔다.
그런데 이날 67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 체결은 수치가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외자유치 투자협약은 1500억 원 규모라는 것이 여수시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전남도는 최근 실제로 체결한 1500억 원의 4배가 넘는 5200억 원을 부풀려 6700억 원대 투자
이런 이유로 전남도의 행정이 실망스럽다. 본보 기사와 관련해 대변인실이 아닌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시정을 요청할 일인지, 전직 언론인 출신인 이낙연 전남지사의 심정을 헤아리다 보니 과잉 충정을 보인 것인지, 민감한 '오버'인지 모를 일이지만 ‘닷새 vs 10분’처럼 전남도의 언론관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