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기 1년 전까지 단 한번도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제 인생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죠. 엄청난 자본과 노하우가 필요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앞섰어요.”

지난 2013년 ‘다이어트 노트’라는 다이어트 정보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올 상반기 흑자를 일궈낸 이지수 다노 공동대표의 말이다. 동업자인 정범윤 대표와는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경영학 수업 조모임에서 만나 창업에 도전했다.


대학시절 이 대표의 꿈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디자인컨설팅회사에 취직해 ‘밸류 크리에이션’(가치 창조) 전문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굳이 회사에 들어가 배우는 것보다 창업을 통해 몸으로 부딪치는게 낫지 않겠냐”는 정 대표의 꾐(?)에 창업의 길로 급 선회했다.

◆스타트 업, 완벽보다는 핵심

다이어트 노트는 현재 100만건의 다운로드수를 돌파하고 유료서비스(마이다노) 회원이 누적 4000명을 넘어서는 등 국내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두 공동대표는 창업을 결심한 지난 2012년부터 사업을 준비해 문화콘텐츠 SNS 애플리케이션인 ‘인투잇’을 만들었다. 영화와 책, 음반 등 문화를 전문적으로 공유하는 ‘버티컬 SNS’였다. 자신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1년간 철저하게 준비해 개발한 서비스였던 만큼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이 나왔다. 

이지수 다노 대표. / 사진제공=다노

다만 그들은 이 서비스를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수익성이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콘텐츠 자체에 치중한 나머지 수요와 수익성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지 않았을 뿐더러 수익모델도 갖춰지지 않았다. 대학생의 호기로 도전한 첫 창업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뼈저린 실패의 경험은 새로운 도전에 큰 도움이 됐다. 시작부터 서비스의 완성도에 집착하기보다는 ‘서비스의 가치’와 ‘수익성’이라는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가르침을 얻었다.

이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한 ‘다이어트 노트’는 아무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시장성이 있는지를 검증했다. 이후 초기 애플리케이션도 디자인이나 세부적인 메뉴를 생략하고 간단하게 만들어 내놨다. 차후 사용자들의 피드백과 회의를 통해 필요한 기능은 점차 발전시켜 가기로 한 것이다.

“다이어트 노트를 페이스북 페이지로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페이지 ‘좋아요’ 클릭수가 10만을 넘어선 것을 보고 ‘시장성이 있다’고 확신했어요. 이와 함께 믿을 수 있는 다이어트식품을 커머스한다면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

창업 아이템, 경험에서 찾다

“미국에서 잠시 살았는데 살이 엄청 쪘어요. 당시에는 개의치 않았지만 한국에 돌아오니 살찐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생기더라구요. 그 이후로 엄청나게 다이어트를 시도했어요. 그 과정에서 세간에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들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깨달았죠.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만족·노력을 통해 조금이라도 살을 빼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노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사진제공=다노

다이어트 정보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사업 아이템은 이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수없는 시도 끝에 다이어트에 성공하기까지 이 대표는 수없이 많은 잘못된 정보와 광고성 상품들 사이에서 시름한 경험을 통해 올바른 다이어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를 사업으로 옮겼다.
처음 이 대표가 ‘다이어트 노트’라는 아이템을 제안했을 때 정 대표는 사업성이 있을지 이해하지 못했다. 여성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열망을 몰랐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대한민국 여자들이 다이어트에서 느끼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요. 이런 여성들의 심리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잘못된 정보와 광고성 상품들이 판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해시켜야 했어요.”

올바른 다이어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지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의 수입원은 배너 광고인데, 자신의 애플리케이션 배너 광고에 ‘다이어트 쉐이크’가 실린 것을 보고 배너광고를 일절 받지 않았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자’고 만든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상품이 광고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다이어트 노트는 다이어트 정보공해의 청정지대가 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말로 추천할 만한 제품을 사이트에서 판매해 수익성을 확보하기로 하고 ‘다노 샵’을 오픈했다. 이 대표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방식대로 ‘입맛부터 바꿀 수 있는 식품’을 판매키로 한 것이다. 단맛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약간의 단맛이 있는 ‘입문’부터 ‘고급’까지 상품을 나눴다. 입문은 조금 달달해서 먹을 만하고 고급은 ‘콩물’ 등 일반적인 입맛의 사람들이 그냥 먹기 힘든 수준이다. 자체 PB상품인 ‘다노바’와 이 대표가 다이어트를 하며 식사량 조절에 효과를 봤던 식판 등 식기도 판매한다.

이어 모바일 PT(Personal Training) 애플리케이션인 ‘마이다노’도 출시했다. 다이어트 정보 제공만으로는 이용자가 실천에 옮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유료서비스인 마이다노는 개인 트레이너를 통해 식단과 생활, 하루 운동 등을 관리받는 서비스로 한달에 9만9000원이다.

동기 부여를 위해 마이다노에서 부여하는 일일 운동 미션들을 통과하면 다노샵 상품권을 주는 등 상호연계 프로세스도 강화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