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담배기업인 KT&G는 대표적인 민영화 성공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02년 말 민영화된 이후 외국계 담배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강화되는 규제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전면 개방된 이래 지금까지 국내시장 점유율을 60%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적극적인 해외 수출을 통해 전세계 50여개국으로 수출하는 세계 5위 담배기업으로 성장했다. 민영화 전인 2002년 2조306억원과 5863억원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4년 각각 4조1129억원, 2조2829억원(연결기준)으로 증가했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KT&G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민영화 전부터 강조해 온 KT&G의 ‘브랜드 경영’에서 그 답을 찾는다.

더원 에티켓. /사진제공=KT&G

◆ 위기 때마다 빛 발한 ‘브랜드 경영’
KT&G는 민영화 전후 제품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브랜드 경영’을 추진했다. 2~3개 부서가 여러개의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마다 팀을 세분화해 한개의 브랜드에 소수의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브랜드 매니저’ 제도를 과감히 도입하고 경험 많은 다수의 외부 전문인력들을 영입했다.


이런 체제 변화는 브랜드 담당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선의의 경쟁환경이 조성돼 경쟁력 있는 브랜드들의 등장을 이끌었다. 지난 2002년 ‘레종’(RAISON)을 시작으로 2003년 ‘더원’(THE ONE)과 2007년 ‘보헴 시가’(BOHEM CIGAR) 등 KT&G의 대표브랜드들이 바로 이 시기를 거쳐 탄생했다.

히트상품을 연이어 만든 자신감을 바탕으로 외국브랜드와의 제휴와 협업에도 적극 나섰다. 2011년에는 영국 임페리얼사와 브랜드 라이선싱을 통해 세계 최초로 84㎜ 레귤러 사이즈의 다비도프를 출시한 데 이어 이탈리아 토니노 람보르기니사와 3년 간 공동 개발을 통해 2012년 토니노 람보르기니 담배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KT&G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배 산업 박람회인 ‘인터타박’(Intertabac)과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면세품 박람회’에 두 제품을 출품했고 당시 해외 바이어들은 처음 보는 명품 담배를 보고 놀라움과 함께 아낌없는 호평을 보냈다.


브랜드 강화를 위한 KT&G의 꾸준한 노력은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갑작스런 가격인상이 이어지던 시기에 큰 빛을 발했다. 2011년 BAT코리아와 JTI가 원가부담 등을 이유로 갑당 가격을 200원씩 일제히 인상하고 뒤이어 1년 뒤 PM코리아마저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일부에서는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세금인상 없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당시 KT&G는 경기침체와 서민물가를 고려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속에 ‘가격 동결’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그동안 개발하던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한 혁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잇따라 출시하며 외산 담배를 떠난 소비자들의 구매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0년 58.5%로 하락했던 KT&G의 점유율은 2011년을 기점으로 59.0%로 반등한 뒤 2012년부터 지금까지 6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담배시장을 개방한 국가 중 로컬기업이 점유율을 유지하며 자국 담배시장 주권을 지키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해외 NO.1으로 자리매김한 ‘에쎄’

KT&G의 에쎄(ESSE)는 국내 대표 담배브랜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갑 중 1갑이 에쎄로 전체 국내 담배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에쎄는 KT&G의 ‘브랜드 경영’이 본격 시작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넘버원’(NO.1) 담배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실시하는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NBCI) 조사에서 담배부문 6년 연속 1위 브랜드로 선정되고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산업브랜드 파워지수(K-BPI)에서 8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에쎄 수 명작. /사진제공=KT&G

1996년 에쎄가 처음 국내에 출시될 때만 해도 ‘슈퍼슬림형’ 담배는 전체 담배시장의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낯선 제품이었다. 당시 KT&G는 웰빙트렌드를 적시에 포착해 에쎄를 시장에 출시했고, 이후 2006년 대나무 활성숯 이중필터를 적용한 ‘에쎄 수’와 2007년 최상급 잎담배를 사용한 프리미엄 담배인 ‘에쎄 골든리프’를 출시한 데 이어 2013년에는 대나무 추출 섬유 필터를 적용한 ‘에쎄 수 명작’ 등 혁신적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판하면서 한국 담배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KT&G의 담배수출에 있어 에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막대하다. 에쎄는 현재 KT&G 담배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KT&G는 2001년 에쎄 600만개비를 처음으로 수출한 이후 철저한 현지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수출량을 늘렸다. 에쎄는 현재 전세계 슈퍼슬림 담배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슈퍼슬림 담배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에쎄의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KT&G의 누적 담배수출량은 올해 5000억개비를 돌파했다. 또 상반기 해외판매량이 국내판매량을 넘어서며 올해가 KT&G 해외판매량이 국내판매량을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T&G의 브랜드 경영 속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에쎄는 KT&G가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있어 ‘일등공신’인 셈이다.

◆ 세계 무대로 뻗어가는 KT&G

최근 KT&G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기보다는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기존 브랜드의 확장 제품, 리뉴얼 제품, 한정판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국내 1위 담배기업이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대표 브랜드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KT&G는 올해 세계 최초로 시가잎을 함유한 길이 100mm 슈퍼슬림 담배인 ‘보헴시가 슬림핏’, 특수 궐련지로 부류연을 줄여 냄새를 감소시키는 ‘Less Tec’ 기술을 적용한 ‘더원 에티켓’, 천연발효 방법으로 숙성시킨 파이프 담배 원료인 ‘카벤디쉬’를 사용한 ‘토니노 람보르기니 구스토’ 등 여러 확장 제품들과 함께 리뉴얼·한정판들을 선보였다.

이에 에쎄, 레종, 더원 등 KT&G의 5개 주요 브랜드의 판매량은 현재 국내 총 담배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대표 담배브랜드로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KT&G는 2011년 전세계 담배업계 최초로 ‘품질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전사적으로 품질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완벽한 품질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내수시장을 넘어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적극적인 시장개척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수출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