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010년 용산에 있는 한 주상복합 상가를 알아봤던 조선숙(58)씨. 그 후로 5년이 지났지만 그녀의 휴대폰에는 계속해서 상가분양과 관련한 스팸 문자와 홍보성 전화가 정기적으로 오고 있다. 수신 차단을 해도, 전화를 걸어 그만 보내라는 요구를 해도 바뀌는 게 없다.
#2.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한 상가를 알아보던 최윤선(42)씨. 상가에 대한 평가나 입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블로그를 온통 도배하고 있는 상가 분양성 홍보물과 각기 다르게 표시돼 있는 전화번호에 해당 상가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위 사례처럼 최근 상가분양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분양대행사들이 올해 들어 불고 있는 부동산시장 열기에 편승, 난립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묻지마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 마포구 지역의 한 악성 미분양 상가단지의 분양대행사를 알아본 결과 총 6곳의 분양대행사들이 이 상가의 분양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중 대부분은 이곳 상가만이 아닌 다른 상가 분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째서 이런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상가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시공사나 시행사들이 미분양을 털기 위해 질 보다는 양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상가 분양을 털기 위해 높은 리베이트를 조건으로 이곳저곳 분양대행업체를 중복으로 선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부동산업계에서는 ‘조직분양’이라고 부른다.
조직분양은 건설사나 시행사가 수백명의 청약상담사를 동원해 분양에 나서는 형태를 의미한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잔뼈가 굵은 공인중개사나 청약상담사 등으로 구성되며 계약 성사시 수백만원의 수수료가 상담사 개인 등에게 지급된다.
각 분양팀은 적게는 십여명에서 많게는 수십명까지 조직을 짜서 분양 모객을 진행하게 된다. 문의 전화를 받고 각 상담사에게 고객을 소개시켜주는 직원과 실제 현장에서 고객과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사로 구분된다. 계약 성사시 팀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가 상담사 개인에게 지급되는 경쟁체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이 사업장의 분양사이트는 총 20개가 넘었다. 수십개가 넘는 인터넷 에드버토리얼 기사와 인터넷 블로그에도 각기 다른 분양상담 번호가 기재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분양 대행사에 전화를 해본 결과 대다수의 분양대행사들은 이미 해당 상가단지와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른 상가 분양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제안을 해왔다. 이들 분양 대행사들은 좋은 조건으로 분양을 진행하는 곳으로 연결 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토록 상가분양 시장이 분양대행사들의 난립으로 혼탁해진 데에는 분양대행사의 경우 자격증이 아닌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무소도 공인중개사자격증이 있어야 영업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 상황에서 해당 상가의 책임을 맡고 분양을 진행하는 대행사들이 아무런 자격증이 없이 분양을 대행한다는 것이 문제인 셈이다.
더욱이 최근 실업난이 극심한 상황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이곳 분양대행사 쪽으로 몰리면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분양대행사 역시 월급제보다는 리베이트제로 인력을 채용하는 실정이다 보니 어떻게든 팔려고 불법 및 편법을 동원하기 일쑤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를 어지럽히는 조직분양은 성과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며 "일부 소규모 조직분양 대행사들이 편법이나 불법을 저지르며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