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공공택지 주택 공급물량은 7만5000가구로 이중 민간분양분은 4만9000가구다.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규모를 유지하되 민간물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주택시장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탓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미분양주택을 조사한 결과 한달 사이 3128호(5.2%) 증가한 6만3127호로 집계됐다. 미분양주택은 4월 5만3816호, 5월 5만5456호, 6월 5만9999호, 7월 6만3127호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6월 말 전국 분양주택 초기계약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률)은 7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7%포인트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택 공급물량은 41만~45만가구로 추산된다.
문제는 내년부터 '입주 폭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물량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해 32만1886가구다. 내년엔 41만5586가구, 내후년엔 43만2672가구다. 그러나 입주 시점에 이르러 계약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대출을 거절당할 경우 집을 매각할 수 있다. 또 투기를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른바 '미입주' 사태다. 이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 만약 집값이 은행 주택담보대출 감정가보다 낮아지면 강제처분 등 대규모 부실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2012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준공 후 주택가격이 이전 분양가보다 낮아지면서 계약자들이 입주를 거부했고 일부 시중은행의 중도금대출 연체율이 5%를 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정부가 공급과잉을 우려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차원"이라며 "공공택지 공급축소는 미분양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건설사 입장에서 택지 구입비용이 증가하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낮고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공급이 줄면 기존 주택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