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과감한 세대교체와 조직개편으로 전열을 정비한 주요 기업들이 새해 대대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미래먹거리로 삼은 분야의 과감한 M&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의 M&A에 집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할 전망이다.

 

◆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겨냥


지난해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삼성전자는 새해 가장 활발한 M&A를 예고하고 있다. 

 

정기인사에서 비즈니스디벨롭먼트(BD) 역할을 맡으며 삼성전자의 미래먹거리 발굴을 책임지게 된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장(사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하만 인수로 삼성전자 경영진은 대규모 M&A 거래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더 큰 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자동차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와 예방의학 관련 분야에도 투자 기회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경우 자동화, 인터넷, 네트워킹, 보안 분야 등의 회사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손 사장이 언급한 M&A 대상 분야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것이다. 회사의 성장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분야로 M&A를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내 신설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에 주요 M&A를 이끌던 안중현 부사장 등 전담인원이 합류한 점도 삼성전자의 M&A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몇년간 4대그룹 가운데 상대적으로 M&A가 저조했던 현대자동차의 경우 자율주행차, 커넥티트카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매진 중인 만큼 글로벌 ICT기업과의 M&A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의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코나 출시 행사에서 “관심 분야는 차보다는 ICT”라며 “앞으로 자동차업체 M&A보다 ICT와 자동차의 협력이나 M&A가 더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K그룹은 ‘딥 체인지’를 주창하는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로 지난해 M&A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SK㈜는 지난해 SK실트론(옛 LG실트론) 인수와 글로벌 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공장 인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본격화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했고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다우케미칼과의 M&A 2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는 올해도 M&A 시장의 단골손님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사인 SK㈜가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이며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통해 확보한 실탄을 발판으로 추가적인 M&A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LG는 대표적 미래먹거리인 전장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M&A가 예상된다. 현재 LG는 그룹차원에서 오스트리아 전장회사 ZKW 인수전을 진행하고 있다.


ZKW는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르쉐,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인피니티, 롤스로이스 등 21개 이상의 완성차업체에 차량용 조명을 공급하는 업체다. LG가 ZKW 인수에 성공하면 전장사업 부문의 글로벌 선두권 도약이 예상된다.


ZKW 외에도 지난해 LG실트론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실탄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 미래 성장동력 적극 육성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M&A시장에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포스코도 올해 M&A를 재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계열사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고 지난해 3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둘 정도로 자금사정이 좋아진 만큼 M&A를 통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롯데는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큰 위기를 겪은 중국 시장을 탈피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따라서 동남아 지역의 기업을 상대로 M&A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이 ‘2030 월드베스트 CJ’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만큼 활발한 M&A가 예상된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CJ헬스케어의 매각 대금을 실탄 삼아 식품과 물류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진행 중인 CJ프레시웨이의 행보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 CJ대한통운 역시 올해 M&A시장의 큰 손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성사한 M&A는 8건에 달한다.


한화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 중인 태양광사업 부문에서 M&A가 기대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통해 2018년부터 태양광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태양광산업의 호황이 예상되는데, 한화 역시 그룹차원에서 태양광 분야에 M&A를 비롯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호황으로 넉넉한 실탄을 마련한 한화토탈과 한화케미칼도 M&A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1호(2018년 1월3~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