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아용·성인용 기저귀시장은 2016년 기준 60조원 규모로 매년 8%의 성장을 거듭해 2021년에는 9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화학업체들은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소재를 앞세워 기저귀시장을 사로잡겠는 각오다.
◆1g으로 물 500g 흡수 ‘마법의 가루’
기저귀는 오물을 흡수하는 흡수체와 이를 감싸는 섬유부분, 고정을 위한 접착제 등으로 구성된다. 초기 흡수체의 경우 종이, 탈지면, 포 등을 사용해 쉽게 찢어지거나 제대로 오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고흡수성수지(SAP)가 새로운 흡수체로 등장하면서 기저귀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SAP는 아크릴산과 가성소다를 혼합해 제조한 백색분말형태의 합성수지다. 자기 무게의 최대 500배에 달하는 순수한 물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흡수력이 뛰어나다. SAP 가루 1g으로 최대 500g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압력을 가해도 흡수된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보수력을 지녀 생산량의 90% 이상이 기저귀 및 여성용 위생용품의 핵심소재로 사용된다. 전세계 SAP시장은 2014년 230만톤 규모에서 2020년에는 340만톤 규모로 연간 6.5%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SAP는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해 독일 에보와 바스프, 일본촉매(NSCL) 등 소수 화학기업들만 진입한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유일하게 SAP를 제조 중인데 글로벌기업들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SAP 관련 국내 특허출원에서 LG화학이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 에보닉, 바스프, 일본촉매 등이 뒤를 이었다.
LG화학은 2008년 코오롱의 경북 김천공장 SAP 생산라인을 인수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여수와 김천공장에서 연간 36만톤의 SAP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시장 점유율 4위(3%)를 차지하고 있다. 36만톤의 SAP은 약 360억개의 기저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말에는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LG화학은 내년 상반기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아크릴산(CAA) 18만톤과 SAP 10만톤을 증설할 방침이다. 아크릴산은 프로필렌을 고온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생산하는 액체상태의 유화제품으로 SAP의 주원료로 쓰인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아크릴산 70만톤과 SAP 50만톤(중국공장 포함)의 대규모 일관 생산체제를 갖춘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아크릴·SAP사업부 매출을 2020년 2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착용감 ‘좋게’ 탈부착 ‘편하게’
효성은 글로벌 1위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creoraⓇ)의 ‘컴포트’와 ‘파워핏’을 앞세워 기저귀 공략에 나섰다. 컴포트는 부드러운 착용감이 특징이며 저함량으로도 신축성이 뛰어나 더욱 가볍고 부드러운 기저귀 제조가 가능하다. 파워핏은 우수한 강도를 자랑하는 제품으로 흘러내리거나 새지 않아야 하는 기저귀의 특성에 적합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저귀 접착제 원료로 사용되는 수첨석유수지를 생산한다. 수첨석유수지란 나프타 분해과정에서 생산되는 유분의 일종인 C5로 만든 석유수지에 수소를 첨가한 것을 말한다.
무색·무취·무독성으로 위생재용 접착제로 유아·성인용 기저귀나 생리대 제조 시 부직포, 고무 밴드 등 다른 원료들을 접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접착성을 만들어내는 수소 첨가 과정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미국의 이스트먼, 엑손모빌이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여수·대산 공장 등에서 연간 총 9만톤의 수첨석유수지를 생산 중이다. 이는 연간 세계 생산량 40만톤의 22%에 달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 대부분은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 전세계 50여개국으로 수출한다.
한화케미칼도 2016년 상반기 수소 첨가기술을 확보하고 지난해 초 13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연산 5만톤 규모의 공장건설에 착수, 내년 양산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수첨석유수지시장은 매년 7%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절반(48%)을 차지하는 아시아시장은 위생용품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연평균 10%씩 성장이 전망된다.
한화케미칼은 계열사인 여천NCC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가능하고 수소첨가공정의 핵심인 촉매기술의 자립화를 통해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범용제품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케미칼은 “기존 접착제용 수지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수첨석유수지시장 글로벌 1위에 오른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5호(2018년 6월20~2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