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경기도 판교 운중동 아파트단지. 지난 25일 낮 운중동 초중고와 주민센터 인근 4개 아파트단지의 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중이었고 일생일대 일이 걸린 문제인 만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들과 시공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분양전환가 산정방식에 대한 해석이다. 2008~2009년 입주 당시 계약서를 보면 공공임대 분양전환가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자 선정한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 평균 이하로 정하도록 규정한다.
문제는 분양전환가 산정방식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10년임대일 경우 감정평가액 이하, 5년임대일 경우 건설원가와 감정평가액 평균이되 집값에서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으로 차별을 둔 점이다. 10년 공공임대는 노무현정부가 서민의 주거안정과 내집마련을 목적으로 도입했는데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시세차익이라는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10년 공공임대 감정평가액을 시세 기준으로 산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법을 잘 몰라 계약서에 서명한 서민들을 길거리로 내쫓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오는 12월 임대계약이 만료돼 분양전환하는 B아파트 전용면적 84㎡ 시세가 10억원 안팎이다. 10년 전 보증금 1억5900만원, 월세 36만원가량의 임대료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아진 액수다. 이 아파트 시공사는 10년 동안 임대료를 법정상한선인 연 5%씩 인상했다. 최근 105㎡ 기준 임대료는 보증금 1억8500만원, 월세 113만원 수준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낸 임대료와 금융비용 1억원가량을 감안해도 3배 넘게 뛴 시세를 감당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판교 주민 문모씨(60)는 "건설사가 임대사업을 해 10년 동안 임대수익을 얻어놓고 이제 와서 집값이 뛰니까 시세차익을 누리는 것은 서민 임대주택 취지에 맞지 않다"며 "정부 공공택지를 싼값에 분양받고 건설비도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았는데 시세차익까지 챙기는 것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판교 주민들이 높은 시세차익을 얻으려고 계약서상 합의된 분양전환가를 변경하겠다는 나쁜 의도로 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년 공공임대는 정부가 건설사의 장기임대에 따른 자금부담과 리스크를 감안해 감정가로 정한 것"이라며 "분양전환가 산정기준은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법령을 기준으로 지자체 승인을 받고 임대차계약서에 명시해 예측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세입자도 분양전환가 산정기준에 대해서는 계약 당시 충분히 인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설사가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부당이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사업은 제세공과금, 일반관리비, 수선유지비,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등 장기지출하는 비용이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주민 문씨는 "임대아파트 사는 서민이 한채 가진 집은 보금자리지 투기수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시세차익을 얻겠다고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잘못은 아니다"며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른 집주인이 돈을 벌고 이사한다고 이렇게 욕을 먹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이들 4개 아파트단지에 거주 중인 세대는 1700세대다. 판교 전체 공공임대는 1만1441가구, 전국 공공임대는 약 14만가구다. 이중에는 분양전환한 곳도 있고 분양전환을 앞둔 곳은 조만간 감정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의 감정평가 참여 등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