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의 거점, 베트남을 가다] ① 왜 베트남인가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베트남 방문 당시 2020년까지 베트남과의 교역규모를 10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아세안 전체 국가 교역 목표인 2000억달러의 절반에 달한다.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핵심거점이자 ‘포스트아메리카’, ‘포스트차이나’로 삼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신시장 개척 교두보
그렇다면 정부가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출형 국가인 우리나라는 시장다변화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은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적합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은 우리 제조업의 최대 해외 생산기지이자 미국, 중국(홍콩 포함)에 이어 우리나라의 세계 3번째, 아세안 지역 최대 투자대상국이다.
최근 3년간 대(對)베트남 투자건수는 신고기준 2297건, 투자금액은 219억4100만달러에 달한다. 1988년부터 누적 기준으로 투자건수 6477건, 투자금액 575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년 새 투자가 빠르게 확대됐다.
또한 베트남시장의 전체 인구 9500만명 가운데 30%가량은 15~34세다. 젊은 노동력이 풍부해 제조업 핵심거점으로서의 강점을 가졌다.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임금도 증가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현지 일반 노동자의 월평균 급여가 최저임금 기준 우리 돈 20만원가량에 불과해 기업들의 부담이 적다.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지만 경제부문에서는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시행하면서 외국인투자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준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은 1986년 공산당 1당 독재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도이모이’(Doi Moi, 쇄신)를 채택했다. 이후 적극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해 외국인투자유치법을 제정하고 외국기업 100% 지분소유 인정, 법인세 감면, 과실송금 보장, 인프라분야 BOT(건설·운영 후 양도) 방식 도입, 수출가공구와 공업단지 설립, 외자기업 수입설비 무관세 등 다양한 우대조치를 시행했다.
◆소비시장 잠재력 풍부
또한 현재 베트남은 한국·아세안(AKFTA), 아세안상품무역협정(ATGIA), 중국·아세안(ACFTA), 일본·아세안(AJCEP), 한국·베트남(VKFTA), 일본·베트남(VJEPA), 호주·뉴질랜드·베트남(AANZFTA) 등 양자 및 다자 FTA를 다양하게 체결했다. 다양한 무역협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관세인하효과가 기대된다.
중소기업연구원(KOSBI)에 따르면 베트남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현지 소비자의 유명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특히 한류와 삼성, LG 등 주요기업 투자·진출 등으로 한국 브랜드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대베트남 수출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제2위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기준 1만6000여개의 중소기업 사업체가 베트남에 수출하며 금액 기준으로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따라서 대베트남 수출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우리나라 상품의 현지 유통을 더욱 확대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신시장 개척 포럼 – 베트남을 가다’에서 “현지 내수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한다면 좀 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통상환경을 고려했을 때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와 베트남 내수시장 진출은 필수적”이라며 “베트남은 현재 1인당GDP가 2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사회제도가 견고해지고 구매력이 커지면 더욱 든든한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호·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