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지난 6월 별세한 구본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의 총수로 등극했다. 별도의 취임행사 없이 곧바로 지주사 경영현안 챙기기에 나선 구 회장은 보름여만에 하현회 전 ㈜LG 부회장과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맞교체했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LG 주력 계열사들을 두루 거친 인물로 구 회장 체제 조기안착과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챙기는데 적격이라는 평가다.
구 회장은 지난달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걸음은 LG사이언스파크다. 이곳은 ‘영속기업 LG’를 주창한 고 구본무 전 회장의 경영철학과 미래염원이 깃든 융복합 R&D 클러스터다. 구 회장이 첫 현장방문으로 LG사이언스파크를 택한 것은 선친의 경영철학을 계승해 LG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날 경영진들과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AR·VR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키로 하는 등 R&D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구 회장은 R&D와 인재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18~20일에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이번 방문은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구 회장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계 리더라는 점을 공인받은 셈이다.
북한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구 회장은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경우 LG그룹이 할 수 있는 대북사업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LG그룹이 인프라 구축 부문에서 다양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고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리스크를 해소하고 있다. ㈜LG의 100% 자회사인 서브원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분할을 추진한 데 이어 구 회장을 비롯해 LG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 19.9%(39만8000주)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하기로 했다.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데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의 다음행보를 주목한다. 특히 올 연말 단행될 인사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구 회장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정기인사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할지, 아니면 변화를 최소화 한 채 조직 안정화에 집중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이달말~다음달 초 LG 계열사의 업적보고회를 주재, 연말 임원 인사 평가의 근거 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