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본격적인 금리상승기가 시작됐다. 잠들었던 예금금리는 4%, 대출금리는 5%까지 올랐다. 지난해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식시장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부동산시장 역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고 거래량이 급감했다. 빚을 내서 투자했던 사람들은 현금을 거둬들여 단기채권과 달러 등 대체투자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재테크 고수들이 제안하는 ‘2019년 재테크’의 핵심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기해년 재테크 리모델링] ④·끝 ‘파생상품’이 뜬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의 시대’였다. 잦은 변동성 발작으로 지수가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에 전통적 투자처인 주요국가의 주식·채권이 아닌 파생상품과 신흥국 주식, 원자재 등이 대체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커지는 파생상품 시장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주식과 채권의 약세로 파생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의 시장안정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의 유동성 위기, 경기 고점과 주식시장 고평가 논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미국의 양적 긴축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10년간 유지됐던 '중앙은행 풋'(Central Bank’s Put,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중앙은행의 시장안정 역할)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가 사라진 탓이다.

당초 금융시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여유있게 예상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충격은 더 컸다. 미국에서는 '변동성 매도 상품'(Short Volatility Products)의 강제청산까지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변동성 매도 상품이란 월가의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으로 최근 몇 년간 시장이 평온한 상태를 나타내면서 변동성 매도 상품이 큰 수익을 올렸다.


아울러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상황이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본격화된 미국·중국(G2)의 무역분쟁은 전 세계교역량 감소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두려움을 확산시키는 불안기제로 작동했다.

또 대외부채가 자국 금융 건전성을 위협할 정도로 누적된 일부 신흥국(터키,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인식돼 잠재적인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체제 근간을 흔드는 불확실성 변수에 시달리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도 불안이 확대됐다. 변동성 지수(VKOSPI) 변동폭을 살펴보면 2017년 월평균 12.3%에서 지난해 월평균 14.6%로 높아지며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등 돌발변수가 있었던 2016년(월평균 13.6%)보다 높은 수치다.

현물시장에서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투자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파생상품시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파생상품(선물·옵션)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1억5000만건과 9073조원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에 상장된 모든 파생상품의 거래량, 거래대금(8억1000만건, 7853조원)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42%, 거래대금은 16% 증가한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잦은 변동성 발작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변동성 확장으로 파생상품시장과 현물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했다는 것은 기존 포트폴리오의 변화(현물)와 함께 헤지·차익·투기거래(파생상품)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뜻”이라며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에서 파생상품은 하방 위험에 대한 방어기능 또는 현물과의 차익기회를 포착하는 필수적인 투자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ETF·원자재 시장 주목
지난해 말 글로벌 증시는 소위 ‘산타 랠리’라 불리던 12월의 상승세는 커녕 하락 압력만 거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 세계적인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신흥국 ETF와 원자재(금) 등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미국 증시가 크게 조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펀드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선진국 증시에서 대규모 환매가 발생했다. 반면 신흥국 채권에는 3개월 연속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신흥국 ETF 상품이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 사이에 신흥국 증시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며 “새해 연초에는 신흥국 증시가 구체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채권의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동시에 현재 시점에는 위험을 회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채권과 주식의 균형은 채권으로 이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재 중에서는 최근 급락한 원유와 안전자산인 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투자자들의 예상을 벗어난 추이를 보였다. 상승 추세를 이어가던 3분기까지만 해도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은 추가상승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 있었다. 당시에는 연말까지 서부 텍사스유(WTI)가 90달러를 넘어서며 과거 고유가 국면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낙관적인 예상과 달리 유가는 절반 수준인 배럴당 4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유시장은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정책에 따라 유가가 결정되는 구조다. 현재 가장 우월한 산유국은 미국이다. 지난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사상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평균적인 원유생산 손익분기점(BEP)이 50달러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유가수준은 분명 과도한 하락이라는 지적이다.

김중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높은 변동성을 지닌 커머더티 시장의 특성상 오를 때나 내릴 때 모두 가격의 과도한 등락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특성상 현재 유가가 특별히 부자연스러울 것은 없지만 앞으로는 추가하락보다는 배럴당 50달러선 복귀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은 유가와 반대로 호조세를 보이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2월 미국 FOMC 이후 더이상 달러 강세가 금 가격을 압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안전자산의 매력을 확대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3호(2019년 1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