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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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선택부터 ‘논스톱’… 인공지능으로 신뢰 확보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이 디지털 서비스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큰 금액을 지출하는 만큼 여러 영업점을 돌아다니며 견적을 비교하고 금융상품을 선택한 후 차량을 구매했던 몇년 전까지의 전통적인 자동차 구매과정이 디지털 서비스로 단순화된 것이다. 차량선택, 견적비교, 대출이나 할부이용 등의 자동차 구매과정이 모바일로 이뤄진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빠른 서비스, 저렴한 금리가 소비자를 이끄는 요소다. 특히 성장속도가 가파른 중고차시장에서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디지털 경쟁이 치열하다.
◆‘법인’도 모바일로 신청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곳은 현대캐피탈이다. 2017년 6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서류제출 없이 모바일로 자동차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동차 금융 신청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7월 법인 부문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며 자동차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서류 무방문’ 서비스를 법인부문에서도 실현한 것이다. 기업고객 대상(B2B) 영업이 기반인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을 이용하려는 법인 고객은 개인보다 제출하는 서류가 많고 절차도 복잡해 이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내놓은 법인 고객 대상 자동차금융 신청시스템의 가장 큰 강점은 이용시간이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보통 1~2일이 걸리는 법인고객의 자동차금융 이용시간을 10분 이내로 줄였다. 이를 위해 현대캐피탈은 법인 정보의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한국기업데이터 등 기업평가 기관과 연계하고 전자적 주주명부 시스템을 개발해 고객이 제출하는 서류정보를 자동으로 반영했다. 기존엔 고객이 8종의 서류를 제출해야 했지만 서류제출이나 전화통화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개인 고객의 디지털 신청 시스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1000여가지 테스트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4단계의 안정화 절차를 거쳐 법인 대상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6월 출시된 개인고객 대상의 이 서비스는 이용 편의성은 물론 금리혜택도 제공한다. 자동차금융 이용과정을 간소화해 비용을 줄인 만큼 0.2%포인트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디지털 자동차 금융 신청시스템은 출시 1년 만에 현대캐피탈 자동차금융 이용 고객의 90%가량이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지난해까지 이 시스템을 이용한 고객은 30만명에 달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 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개인이든 법인이든 상관없이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차량 판매가 많은 딜러들의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간편한 절차로 절약된 시간 동안 고객에게 차량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고객관리에 집중할 수 있어 딜러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디지털 자동차 금융 신청시스템 2.0'. /사진=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의 '디지털 자동차 금융 신청시스템 2.0'. /사진=현대캐피탈

◆‘AI’로 정확도 높인 중고차금융

급성장하는 중고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디지털 경쟁도 치열하다. 연평균 35조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져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2017년 중고차금융 실적은 11조원으로 신차금융이 포함된 자동차금융 전체의 16.5%에 불과하지만 중고차금융 비중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차금융 비중이 2013년 84.7%에서 2017년 83.5%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해 중고차시장을 겨냥한 각종 서비스가 나온 만큼 중고차금융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신차시장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는 점도 중고차시장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신차에 비해 담보력이 약하다. 자동차금융 이용 시 신용대출 성격이 강한 것”이라며 “결국 대출금리가 (신차에 비해) 높아 업체로선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차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은 캐피털사보단 은행이나 카드사를 이용한다”며 “할부금융도 신차시장은 캐피털사가 아닌 자동차회사가 이자율을 정한다. 무이자할부 혜택이 많은데 캐피털사는 마케팅비용 명목으로 자동차회사로부터 조달비용을 보전받는 식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중고차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만큼 중형 캐피털사와 카드업계가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 고객몰이에 나선 KB캐피탈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2016년 6월 중고차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선보인 KB캐피탈은 이듬해 10월 카이스트와 함께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중고차 시세를 산출하는 서비스를 KB차차차에 탑재했다. 차량의 잔존가치를 예측하고 차량가격 전체 시세 구간 및 안전 구간 등을 계산해 중고차 시세 범위 예측 오차율을 5.87%로 현저히 줄였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차차차 중고차 시세 산출 모델링은 거래가 증가할수록 매물 학습을 반복해 정확도가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차시장과 달리 공급자(차량 소유주)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시세 파악이 어려웠던 중고차시장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런 서비스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KB차차차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 수는 10만대를 돌파했다. 서비스 출시 2년7개월 만에 사실상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차차차에선 중고차 매물을 실차주 중심으로 관리해 허위 매물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중고차 매물의 신뢰를 높인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KB캐피탈의 중고차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3640억원으로 현대캐피탈(1조5950억원)을 추격 중이다. 같은 기간 신차시장에서 현대캐피탈이 12조33410억원, KB캐피탈이 3조621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고차시장에서 KB캐피탈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시장은 ‘절대강호’가 없는 만큼 캐피털사는 물론 카드업계의 진출도 활발한 편”이라며 “영업이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9년 1월22~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