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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안산시에 사는 A씨(34)는 지난 주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앱 ‘스포티비 나우’로 해외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월정기권 구입을 시도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해당 서비스 제공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월 정기권을 직접 구입하면 1만3200원인데 반해 앱스토어 구독 방식으로 결제하면 18.69달러(약 2만998원)로 40%가량 더 비싸지는 사실을 알게된 것. A씨는 “그동안 앱스토어에서 결제를 진행했는데 수수료 때문에 40%나 더 비싼 금액을 지불했다고 생각하니 황당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 서울 관악구에 사는 B씨(37)는 얼마 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결제방식을 ‘앱마켓 정기구독’에서 유튜브 직접결제로 바꿨다. B씨는 “앱마켓을 통하면 월 1만1000원을 지불해야 했는데 직접 결제하니 7900원으로 가격이 크게 줄었다”며 “하지만 어디에서도 이런 안내문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고객센터 상담원도 수수료 때문에 앱마켓 결제가 비싼 것은 상식아니냐며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각종 정보를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부터 각종 동영상, 최신 음악, 고수의 노하우 등을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등으로 획일화됐던 지불수단도 쏟아지는 서비스만큼 다양해졌다.
◆바가지 수수료에 탈 앱마켓 가속
과거 유료 앱 서비스를 정기결제 하기 위해서는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지불수단을 등록하고 ‘구독’을 활성화하는 방식이 유일했다. 앱 사용자들은 한번 결제수단을 등록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쉽게 결제되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애플과 구글은 자사 앱마켓에 등록된 앱에 관리비, 서버유지비, 심사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이유로 앱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적지 않은 비중이었음에도 업체들은 앞다퉈 앱마켓 등록에 열을 올렸다. 앱마켓 등록이 소비자를 모으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중소개발사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으며 수수료율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던 2017년부터 앱마켓의 수수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61.1%, 애플 앱스토어 21.7%, 원스토어 13.6%로 구글과 애플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이 앱마켓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344억달러(약 38조5700억원)에 달한다. 통행료만으로 가만히 앉아서 수조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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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수수료에 불만을 가진 일부 업체가 앱마켓의 결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직접 앱을 결제하는 수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신 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게 했다. 최근에는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무조건 환불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넷플릭스는 앱마켓 결제방식을 버리고 자사의 홈페이지에서만 서비스를 가입할 수 있도록 결제방식을 변경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부과가 부당하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앱마켓에서 스포티파이 앱을 내려받을 수는 있지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결제하도록 조치했다.
◆“앱 생태계 조성” vs “그래도 과해”
이 같은 흐름에 앱 개발업체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앱마켓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게임개발자 C씨(43)는 “10명도 안되는 직원이 밤낮 없이 개발에 몰두해 게임을 출시했는데 단지 앱마켓에 입점했다는 이유로 구글이 30%의 수수료를 떼갔다”며 “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가 한가닥 희망을 걸 수 있는 곳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유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구글·애플의 앱마켓 이외에 다른 시장과 결제 수단이 활성화되면 구글과 애플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방식은 중소업체에 도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대형업체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별도 결제수단을 도입하고 홍보하는데 큰 힘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중소개발업체에게 이 방식은 도박에 가깝다.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칫 구글과 애플에 미운털이 박히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년 불거지는 과도한 수수료 논란에 구글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수수료 30%는 글로벌에 일괄 적용된다. 특정국가에서 차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수료는 이동통신사 수수료, 결제수단 지원, 마케팅 지원에 쓰이고 앱 개발 생태계를 키우는 데 투자된다”고 반박했다.
경기 성남시 소재 IT기업에서 근무하는 D씨(35)는 “신작 앱을 출시할 때면 구글과 애플에서 은근한 압박이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업체는 대부분 앱마켓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앱 생태계 개발을 지원한다면서 10년동안 수수료를 30%나 받아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8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