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LG V40 ThinQ. /사진=LG전자
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LG V40 ThinQ. /사진=LG전자
LG전자가 홀(HOLE) 디스플레이 폰 개발에 뛰어들면서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기술선점에 나선 사이 침묵을 지키던 LG전자도 관련 기술 도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홀 공법, 왜 도입할까

스마트폰은 시간이 지나면서 화면을 키운 패블릿 형태로 진화했다.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더이상 화면을 넓히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했다. 6~7인치 이상의 화면을 탑재할 경우 스마트폰 크기가 커져 한손으로 잡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제조사들은 크기는 유지하면서 화면의 여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개선점에서 착안한 것이 ‘노치’(Notch)와 ‘홀’ 디스플레이다. 노치 디스플레이가 화면 윗부분의 움푹 파인 부분을 활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키웠다면 홀 디스플레이는 전면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과 함께 올해 스마트폰 트렌드로 조명받는 이유다.

홀 디스플레이의 최대 강점은 디자인과 몰입감이다. 노치 디스플레이의 경우 ‘M자 탈모’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홀 디자인은 전면 카메라만 보이는 구조로 설계돼 높은 심미성을 보인다. 동영상콘텐츠나 게임을 이용할 때 여백 없는 화면 출력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아이폰X에서 첫 선을 보인 노치 디스플레이 이후 제조사들이 화면 여백 줄이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제로베젤에 가장 근접한 기술로 올 들어 출시될 차세대 스마트폰에 보편화된 규격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선점 대신 완성도에 올인

홀 디스플레이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DC) 2018’에서 인피니티O를 포함한 4종류의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인피티니O는 화면 상단에 원형 카메라를 배치하고 나머지 여백을 모두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로 홀 공법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8s’를 중국시장에 선보였다. 국내시장에서는 갤럭시A8s의 이름을 ‘갤럭시A9 프로’로 바꿔 출시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화웨이도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노바4’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합류했다. 화웨이를 비롯해 비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은 노치 디스플레이에서 여백을 줄인 ‘물방울 노치’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실험에 돌입했다.

이미 시장선점에서 우위를 뺏긴 LG전자는 완성도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전자의 홀 디스플레이 탑재계획은 소비자가전전시회 CES2019에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비공개 전시관을 통해 홀 디스플레이 생산계획을 밝히면서 LG전자의 차기 스마트폰 역시 관련 기술 탑재가 유력한 상황.

LG디스플레이 특허 2종. /사진=레츠고디지털 홈페이지
LG디스플레이 특허 2종. /사진=레츠고디지털 홈페이지
네덜란드 IT전문 매체 레츠고디지털도 LG전자가 풀스크린 관련 특허 2종을 취득했다고 보도해 홀 디스플레이 탑재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공개된 특허 도안을 보면 전면 카메라와 여백이 없는 화면구성을 볼 수 있다. 레츠고디지털은 LG전자가 스트레이트형(일반) 제품과 모서리가 곡면처리된 엣지 디스플레이 등 2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IT업계에서는 LG전자가 타사보다 늦게 홀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만큼 세밀한 완성도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출시된 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은 화면 여백이 많이 줄었지만 완벽한 제로베젤을 구현하는 기술까지 도달하진 못했다. LG전자의 경우 전면 카메라 크기를 줄이거나 테두리 윤곽선을 얇게 만드는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홀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양산시기나 납품계획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고전하는 LG, 돌파구 찾을까

홀 디스플레이 경쟁이 글로벌스마트폰시장에서 갖는 의미는 차세대 기술 확보 여부다. 특히 LG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삼성, 애플, 중국업체 등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반등요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이 20.3%로 단일기업 기준 1위를 유지했다. 이어 ▲화웨이 14.6% ▲애플 13.2% ▲샤오미 9.7% ▲오포 8.4% 순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경우 기타 기업이 속한 33.8%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LG디스플레이 등 관계사와 접점을 지닌 LG전자는 모니터·가전시장에서 글로벌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하고 있지만 유독 스마트폰사업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G2와 G3 등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한 ‘제로갭’(완전일체형 디스플레이) 공법의 부작용이 알려진 이후 디스플레이 경쟁력에서도 빛이 바랜 모습이다.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진=뉴스1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진=뉴스1
IT업계는 LG전자가 지난해부터 특허취득에 속도를 내는 만큼 홀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기반으로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편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MC사업을 살리기 위해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을 MC사업본부장으로 내정하고 반등요소를 찾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 기술경쟁은 디스플레이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LG전자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으로 굳어진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홀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9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