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선업황 개선으로 조선사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전세계 조선사 가운데 국내 빅3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편이고 반대로 중국과 일본의 경쟁력은 약해진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사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춘 기술력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지원정책은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힘찬 뱃고동을 기대하게 만든다.


32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현대중공업
32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현대중공업
◆글로벌 경쟁력 커지는 국내 ‘빅3’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수금환급보증(RG)를 발급받을 수 있는 조선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소수에 그친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을 제대로 건조하지 못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금융사가 대신 물어주는 보증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수금환급보증이 발급되지 않은 조선사는 발주처와 본계약을 맺을 수 없어 국내 빅3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조선사가 부족한 만큼 선박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이고 또 선박 발주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일본 조선소의 약해진 경쟁력도 국내에는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조선소는 최근 해외 선주들 사이에서 불신이 커졌고 일본 조선소는 자국 발주 외에 수주가 어려울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상대적으로 국내 조선사들은 경쟁력이 커져 유리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특히 중국은 상위 조선사를 제외하고 선수금환급보증을 받기가 어려운 처지”라며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선주가 2년 만에 폐선하기로 결정한데다가 중국 조선사의 선박보험금 청구비율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용접사들이 선체 수평 용접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용접사들이 선체 수평 용접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춘 성장

국내 조선업계가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격차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에서도 올 한해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선박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이 적용된 차세대 스마트십 건조에 착수했다. 생산 현장에 ICT를 접목하고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스마트야드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과 ICT를 융합해 조선소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는 등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2016년 1단계 추진전략으로 ICT를 현장에 접목하고 ERP(전사적자원관리) 활성화에 나섰다. 올해 2단계에서는 실제 차세대 ICT가 적용돼 ‘최첨단 스마트 조선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은 설계단계에서 2D의 종이도면이 아닌 태블릿을 활용하고 3D 작업정보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무도면 조선소’로 변신 중이다. 조선소 전용 초고속 무선망 기반의 모바일기기로 현장에서 최신 도면과 3D 모델을 조회하고 실적을 입력할 수 있다.

조선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눈에 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4개 산업군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조선업계는 자율운항선박, LNG추진선 개발, K-야드 조성을 위해 총 1조5000억원을 지원받는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올 한해 국내 조선업 성장세 뚜렷

이 같은 유인으로 조선업황 개선이 점쳐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올 한해 성과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업종 7개 상장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전년 대비 3% 늘어난 31조7242억원, 136% 증가한 488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증권사 예상치를 바탕으로 업종별 매출액, 영업이익을 합산한 수치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국내 빅3 중 가장 많은 LNG 선박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건조단가 상승세가 두드러져 적자 폭을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조선 빅3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수주가 회복되고 있어 조선업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조선업 종사자 증가세도 업계의 훈풍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지난해 8월 10만4972명으로 바닥을 찍은 후 다음달인 9월부터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연말에는 8월보다 2695명이 늘어난 10만7667명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울산의 경우 지난해 8월 조선업 종사자가 3만2206명이었으나 연말에는 3만4073명으로 767명이 늘었다”며 “비록 소폭 증가한 수치지만 감소세가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선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조선 수주가 늘어나 일자리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